저축은행, 상반기 순익 역대 최대..금융당국 "하반기 상황 예의주시해야"

조승예 기자 승인 2020.09.09 09:57 의견 0
금융감독원 전경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국내 저축은행들이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가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았지만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684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상반기(5976억원)보다 14.5% 늘어난 수치다.

비이자손실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각 794억원, 461억원 늘었지만 이자이익의 증가 폭이 훨씬 컸다.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2조42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은 8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 증가했다.

총대출이 6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6% 늘었다. 항목별로는 가계대출이 27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위주로 6.5%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39조2000억원이며 법인대출 위주로 5.3% 늘었다.

자기자본은 순이익 시현으로 이익잉여금이 늘면서 지난해 말보다 5668억원 늘어나 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도 소폭 개선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3.7%로 지난해 말 수준과 비슷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4.0%로 지난해 말보다는 0.1%포인트 올랐지만,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낮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3.4%로 지난해 말 3.6% 보다 낮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가계가 타격을 입었지만 연체율은 경기 후행지표인 데다가 연체율을 계산하는 분모인 대출총액이 크게 늘면서 연체율 하락 '착시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낮은 4.5%였다.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7.7%로 5.3%포인트 떨어졌으나 모든 저축은행이 요적립액 기준을 충족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86%로 지난해 말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에 비하면 대출 상환 만기 연장 규모가 크지 않다"며 "상반기에는 우려했던 것만큼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하반기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잠재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등을 통해 저축은행이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건전성 지표 및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대상 채권의 건전성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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