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지금 내우외환 중..사내 성추행 은폐와 계열사JOH 성수동 지역민과 갈등

정 선 기자 승인 2018.02.28 13:07 의견 132

 

[한국정경신문=정 선기자] 카카오톡과 포털 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IT 대기업 카카오가 요즘 회사 안팎으로 '내우외환'(內憂回還)을 겪고 있다. 사내에서는 성추행 파문이 일었으나 이를 덮기 급급한 양상이고 회사 바깥에선 리스크가 큰 부동산 투자로 해당 지역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 카카오 성추행 가해자 퇴사로 마무리 후 일체의 언급 회피

사내 성추행 문제는 작년 12월에 불거졌다. 그러나 이후 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측은 피해자의 인권보다 회사측의 대외 이미지를 우선해 가해자에 대한 징계없이 퇴사하는 것으로 사건을 덮었다. 요즘 미투 운동이 거세지며 조직적 차원의 사건 축소와 은폐에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측은 여전히 가해자 후속 처리에 대해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12월 카카오 고위간부 A씨가 술자리에서 여직원 B씨의 얼굴을 만지며 입맞춤을 한데서 시작됐다. 평소 사무실에서도 A씨는 B씨의 신체 일부를 만지거나 성적 취향을 묻는 등 성추행이 잦았다. 

B씨는 해당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해 사안 공개를 요구했지만 카카오측은 이를 묵살했다. 회사 이미지 실추가 이유였다. 

사건이 커지자 가해자 A씨는 자진퇴사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카카오 측은 가해자 A씨가 회사 내부조사에서 자신의 성희롱 행위를 인정했음에도 “당사자 협조 없이 해당 사건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선 징계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놔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상처를 줬다. 

회사 내에서는 온갖 일을 저질러도 퇴사하면 끝이냐는 식의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A씨의 퇴사 과정은 가해자가 아무런 징계조치를 받지 않고 회사를 퇴직하는 것으로 끝나는 권력형 성희롱 패턴을 그대로 보여준다. 카카오 사측은 A씨가 퇴직 의사를 밝히고 20일 뒤 퇴사하기까지 충분한 사건 조사나 징계 조치를 밟을 만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가해자에게 후속조치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정경신문은> 카카오 관계자에게 여러차례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회사 조치(가해자 퇴사)에 대해 피해자가 납득한 상태라 현재 종료된 사안"이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아무런 진실도 밝히지 않겠다는 태도다. 

 

■ "카카오 본사 앞에서 1인 시위하겠다"...성수동 지역 주택개발조합원의 절규
회사 밖의 잡음은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된 조수용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설립한 디자인 회사 JOH(대표 조수용)에서 시작됐다. 

JOH는 작년 9월 성수동의 한 호텔을 매입해 해당 지역에 아파트 건립을 추진중인 주택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된 조수용 부사장. 카카오 계열사 JOH의 설립자이기도 한 조 부사장은 오는 3월 주총을 거쳐 정식으로 카카오 공동대표에 오른다. (사진=JOH 홈페이지)

카카오인베스먼트가 45.5%의 지분을 보유한 JOH는 카카오 조수용 부사장이 대표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 부사장이 3월 주총을 거쳐 카카오 공동대표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JOH는 지난해 9월 호텔 비즈니스 목적으로 성수동의 한 호텔을 매입했다. 문제는 해당 토지가 서울시가 2016년 11월 지정한 뚝섬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돼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신축 및 증축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JOH가 매입한 호텔은 이 지역 주민들이 3년 전부터 조합을 만들어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곳과 상당부분 겹치는 곳에 위치한다. 해당 지역 주택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80%에 가까운 지주가 아파트 재개발에 동의하고 있어 오는 3월 정식 조합설립인가를 낼 계획이다. 

성수동 주택조합의 아파트 건립이 확정되면 JOH가 매입한 토지는 강제수용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JOH는 시세가 아닌 감정가에 매입한 부동산을 지역 조합에 넘겨야 한다.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JOH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서도 부동산을 매입했고 신축이나 증축은 안되지만 호텔을 리모델링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JOH가 이러한 위험성을 무시하고 호텔 레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경우 부동산 투자금 손실은 물론 리모델링에 들어간 비용까지 고스란히 날릴 판이다.

아파트 건립 추진 업무대행사 정진개발은 특별계획 구역 내에 JOH가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을 지난해 11월 경 파악하고 JOH측과 두차례 협상을 시도했으나 접촉 중단된 상태다.

카카오 계열사가 아파트 개발 예정 지역에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소식을 접한 조합원들은 성동구청과 청와대까지 민원을 넣고 있다. 3년 전 조합에 가입했다는 한 조합원은 "아파트 한 채 가져보려는 서민의 꿈을 대기업이 이렇게 훼방을 놓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조합원들은 만일 아파트 건립에 차질이 생길 경우 "카카오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JOH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 리모델링 시점은 아직 오픈할 수 없고 현재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안팎에서 터지는 마찰과 잡음에 내우외환을 앓고 있는 카카오. 실추되는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은폐나 '묵비권'이 아닌 다른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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