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의 예금과 대출 금리 간 불일치가 지속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예대금리차가 공시 제도 도입 이전인 2022년 당시 수준으로까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서울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료=연합뉴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전월 대비 0.02%포인트 확대된 1.17%포인트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1.33%포인트로 가장 크고 이어 ▲KB국민은행 1.25%포인트 ▲우리은행 1.16%포인트 ▲하나은행 1.12%포인트 ▲신한은행 0.98%포인트 순으로 예대금리차가 컸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간 격차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예대금리차가 커진 것도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것 보다 예적금 금리의 하락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대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한 달 전 보다 0.16%포인트 떨어진 3.24%로 집계됐다. 반면 가계대출금리는 4.39%로 0.12%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은행들이 지난해 10월, 11월 있었던 기준금리 인하를 예적금 금리에는 빠르게 반영했지만 대출 금리의 경우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이유로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예금과 대출 금리 인하 속도가 불일치하면서 생긴 결과다.

지난달 예금 금리 인하는 가파르게 진행됐지만 대출 금리 인하 속도는 더디면서 예대금리차 확대 현상은 더욱 심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30일 거치식예금 5종과 적립식예금 8종 등 13개 수신상품에 대한 기본금리를 계약 기간별로 0.05~0.20%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27일 예적금 금리를 상품에 따라 최대 0.25%포인트 내렸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20일과 23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에는 신한 슈퍼SOL통장 등 3종의 우대금리를 0.50%포인트 내렸다.

반면 대출 금리 인하는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은행채나 코픽스 같은 시장 조달금리가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은행이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낮췄고 KB국민은행도 일부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낮췄다. NH농협은행이 지난 12일 비대면 주담대 주기형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우리은행도 21일부터 우대금리를 0.1%포인트 확대했다.

다만 예적금 금리 인하에 비해 내린 시점이 늦은 데다가 인하 폭도 더 작았다. 이에 따라 1월 예대금리차가 더욱 벌어져 역대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도입 첫 달인 2022년 8월 1.39%포인트로 가장 컸다. 실제 일부 은행의 경우 가계예대금리차가 이미 2022년 8월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다.

2022년 8월 은행별 가계예대금리차를 보면 NH농협은행이 1.73%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 1.40%포인트 ▲우리은행 1.37%포인트 ▲신한은행 1.36%포인트 ▲하나은행 1.09%포인트였다.

1월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오는 28일 오후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의 경우 시장금리가 반영되는 속도차가 있기 때문에 연초 일시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을 수도 있다”면서 “현재 가산금리 인하 조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예대금리차는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