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9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하락 속도가 더뎌 실질적인 효과 체감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있다. (자료=연합뉴스)
25일 연합뉴스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하가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9조1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가계대출자 1인당 연평균 약 46만3000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다. 특히 금리 인상기 타격이 컸던 취약차주(다중채무자 및 저소득·저신용자)의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약 5000억원(1인당 35만9000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역시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75%포인트 하락할 경우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5조1000억원(1인당 164만원) 감소하며 다중채무 자영업자는 약 3조6000억원(1인당 205만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하락으로 즉각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72%로 기준금리 인하 이전인 9월(4.23%)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확대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출 근거를 점검하며 가산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