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게 vs 더 가볍게’..넥슨·엔씨의 다른 접근법

PC/콘솔, 하드코어 ‘대세’..AAA급 액션 RPG·슈팅 주목 
모바일 방치형 RPG 흥행..유명 IP 접목해 친밀도 높여

변동휘 기자 승인 2024.12.24 10:43 의견 0
넥슨이 준비 중인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자료=넥슨)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상반된 접근법을 시도하며 눈길을 끈다. PC/콘솔 신작의 경우 하드코어를 강조하는 반면 모바일의 경우 방치형 RPG 등 가벼운 게임성을 앞세우는 추세가 관측되는 것이다. 플랫폼에 따라 흥행 장르가 극명하게 나뉘는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넥슨과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에 따르면 이들의 PC/콘솔 신작은 ‘하드코어’로 귀결된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비롯해 하반기로 가닥이 잡힌 ‘붉은사막’ 등이 대표적이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경우 ‘하드코어 액션 RPG’를 표방한다. 원작의 등장인물 ‘카잔’을 중심으로 한 어둡고 비극적인 서사를 비롯해 다양한 스킬을 조합하는 콤보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공방 등을 앞세운다. ‘붉은사막’ 역시 역동적인 전투 시스템과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구현된 오픈월드 탐험 요소 등 한층 깊이를 더한 게임성이 강점이다.

이는 IP 및 시장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중심의 구조를 탈피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 나가는 과정에서 코어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다. 동시에 IP로서의 가치를 확고히 굳히고 넓혀 나가는 측면도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컴투스 등은 다소 힘을 빼는 모습이 관측된다. 엔씨가 지난 4일 출시한 ‘저니 오브 모나크’를 비롯해 최근 사전예약에 돌입한 ‘서머너즈 워: 러쉬’ 등이 대표적이다. 두 게임 모두 방치형 게임을 표방하며 이용자들의 플레이 부담을 덜어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이후로 방치형 게임의 형태에 유명 IP(지식재산권)를 입히는 흐름도 관측된다. 위의 두 게임 모두 ‘리니지’와 ‘서머너즈 워’라는 히트작 IP 기반의 게임이기도 하다.

이는 캐주얼 장르에 대한 유저 선호도 뿐만 아니라 개발 현장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부진 등으로 인적 자원을 보존하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개발보다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의 시선이 캐주얼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아이온2 ▲LLL ▲택탄 등 대작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컴투스도 트리플A급을 표방하는 멀티플랫폼 MMORPG ‘더 스타라이트’를 퍼블리싱 라인업에 올려둔 상태다. 대작 출시까지의 공백을 메우는 일종의 징검다리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의 시선이 ‘웰메이드 게임’에 맞춰짐에 따라 글로벌 코어 게이머들에게 통할 만한 게임을 만드는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며 “소울라이크 등 액션 RPG뿐만 아니라 익스트랙션 슈팅 등도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후에는 어떤 장르가 떠오를지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산 캐주얼 게임들이 국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데다 개발력보다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마케팅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MMORPG 위주의 무거운 라인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저들에게 친숙한 IP를 접목해 접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존작과의 시너지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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