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농심 라면계 오너3세 경영 전면으로..신사업·해외개척 ‘맞대결’

농심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미래사업 주도
전병우 상무 속한 전략기획부문은 영향력 확대
내년 경영능력 본격 시험대..해외시장서 각축전 예고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27 10:14 의견 0

(왼쪽부터) 농심 신상열 전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상무(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삼양식품과 농심의 오너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대에 오르면서 내년 신사업 발굴과 해외시장 개척 등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25일 농심은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농심은 신상열 전무를 중심으로 미래사업 청사진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양식품은 다음날 26일 그룹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전병우 상무의 승진은 유임됐지만 중국과 미국 법인장들을 승진시키고 최의리 삼양라운드스퀘어 브랜드전략실장을 상무로 승진시키며 전략기획실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업계는 라면계 오너3세들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확대로 내년 수익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상열 전무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마치고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20년 대리, 2021년 부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11월 상무가 되면서 임원 자리에 올랐다.

농심은 2023년 말 경영관리부문 경영기획실 산하 성장전략팀과 N스타트팀을 신설 조직인 미래사업실에 통합시켰다. 이를 통해 미래사업실은 M&A·신사업 추진·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먹거리 발굴 전반에 걸친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로 영향력이 확대됐다.

실제로 농심은 미래사업부서를 중심으로 최근 해외 시장 확대하는 등 사업구조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신 전무의 농심 주식소유 지분은 3.29%(20만주)로 지난해와 비교해 변동은 없지만 승진과 함께 미래사업실에 대한 신동원 회장의 기대감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전병우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는 농심 신상열 전무와 컬럼비아대학교 1년 후배이자 동문이다. 전 상무는 졸업 후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고 2021년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부문장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전 상무는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전략 총괄과 그룹 전반에 걸친 신사업 발굴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글로벌 진출 커머스 및 컨텐츠 기획을 담당하는 삼양애니 대표직을 지냈던 데 이어 최근 넥스트 불닭볶음면으로 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맵탱의 기획을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전 상무의 승진은 유임됐지만 김주영 삼양차이나 법인장의 전무 승진을 비롯해 신용식 삼양아메리카 법인장, 이병훈 삼양식품 식품연구소장, 최의리 삼양라운드스퀘어 브랜드전략실장 등을 상무로 승진시키며 전 상무가 속한 전략기획부문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김주영 삼양차이나 법인장과 신용식 삼양아메리카 법인장은 현지화 마케팅, 신제품 출시, 판매 채널 다각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며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훈 삼양식품 식품연구소장은 글로벌 타겟 신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최의리 삼양라운드스퀘어 브랜드전략실장은 그룹 리브랜딩을 주도하고 글로벌향 불닭 마케팅을 통해 팬덤 중심의 독보적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측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4년의 우수한 성과 및 기여도를 인정함과 동시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 모멘텀 확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양 사 오너3세의 영향력 확대로 해외시장 개척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최근 신라면 툼바를 출시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7일부터 미국 현지 생산과 거래처 입점을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대만,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및 중동지역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내년 3월 영국, 독일 등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녹산수출전용공장도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농심은 녹산수출공장에 3개의 초고속, 최첨단 생산라인을 우선 설치하고 향후 8개 라인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본격 가동은 2026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현지 판매 법인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일본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국·중국, 2023년 4월 인도네시아에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9월에는 유럽의 무역 중심지로 꼽히는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에 유럽 판매법인을 세웠다.

내년부터는 중동 등 신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올해 3월 착공에 들어간 밀양 2공장은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며 “그간 경영수업을 받으며 초고속으로 승진해왔다면 2025년은 3세들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무대에 오르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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