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밸류업 강자’ 입증..역대급 주주환원책에 목표가 줄상향

하나금융, 주주환원율·CET1·ROE 3대 핵심 지표화
“CET1 13~13.5% 구간 내 주주환원 일관되게 이행”
KB금융, CET1 13% 초과 잉여자본 주주환원에 활용
증권가 “기대 이상 주주환원정책”..목표가 줄줄이 상향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0.30 11:2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코리아 밸류업 지수 탈락의 고배를 마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역대급 주주환원책으로 ‘밸류업 강자’임을 입증해 냈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하는 등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점쳤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의 본사 전경 (자료=각사)

주주환원율, 보통주자본비율(CET1),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밸류업 3대 핵심 지표로 삼고 구체적 목표와 이행방안을 제시했다.

ROE 10%를 유지하고 CET1 비율이 13~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선에서 주주환원을 일관되게 이행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비율을 50%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제시됐던 주주환원책에서는 CET1 비율 13~13.5%인 경우 전년대비 자본비율 개선 시에만 주주환원 확대 등 다소 경직적으로 규정됐던 정책이 단계적 주주환원 확대로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기존 중장기 목표로만 계획됐던 주주환원율 50% 달성도 2027년까지 달성한다는 구체적 목표가 제시됐다.

실제로 이날 하나금융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및 주당 600원 분기배당 실시를 결의했다. 3분기까지 소각한 3000억원 포함 연간 총 4500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2022년 1500억원, 지난해 1500억원인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의 2배가 넘는다.

이날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에 결의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의 배경에는 저평가된 주가를 회복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이사회 및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며 “밸류업이 단순한 구호나 목표 설정으로 끝나지 않고 내재화를 통해 실질적인 이행,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년 점검 및 평가를 거쳐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KB금융도 CET1 비율 13% 초과 잉여자본을 활용한 단계별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KB금융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795원의 주당배당금을 확정했다. KB금융의 연간 총 8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업계 최대 규모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JP모건 등 글로벌 선진 기업처럼 CET1 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총 주주환원율의 제한 없이 CET1 비율이 높을수록 주주에게 더 많은 금액을 환원한다”며 “KB금융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춰서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밸류업 계획은 앞서 발표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밸류업 계획에 비해 한 발 더 나아간 주주환원책으로 평가된다.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도 증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도 CET1 비율이 13~13.5% 구간 내에서 주주환원을 상시화할 뿐만 아니라 잉여자본의 주주환원 재원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CFO는 “CET1 비율이 13~13.5% 구간에 들어올 경우 주주환원을 더 안정적으로 하겠다는 점에서 타사와 차별점이 있다”며 “초과자본을 주주환원에 쓸 것인지 추가 성장을 위해 쓸 것인지는 기준이 되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이 어디에 투자했을 때 높은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경쟁사 대비 확대된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것은 지난달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연관이 있다. 앞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특례로 편입됐지만 밸류업 계획 발표 시점이 늦어진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시장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한층 고도화된 밸류업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시점을 연말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면서 특례 편입 가능성을 높였다.

증권가에서도 새롭게 발표된 밸류업 계획을 반영해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줄줄이 올렸다.

KB금융의 경우 밸류업 공시 이후 11개 증권사가 기존 목표가 대비 상향된 목표가를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도 호조지만 선진적인 주주환원책 제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기존 목표가 대비 10.58% 높인 11만5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4.55% 목표가를 상향하며 “CET1 비율 상승시마다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3분기 실적과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하나금융도 목표가 상향이 줄을 잇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쟁 시중은행 금융지주 대비 비은행 자회사 이익 기여도가 적고 CET1 비율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약점은 존재하지만 목표 주주환원율이 유사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B증권은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기존 8만3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올리고 은행 업종 최선호 종목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도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매년 약 4%포인트 주주환원율 상향을 전망한다”며 “주당배당금 유지를 가정하면 올해 4500억원인 자사주 매입 규모는 향후 매년 2000억원씩 증가할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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