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책무구조도 조기 제출 ‘깜짝’..은행권 “속도전 대신 내실”
시범 운영 한 달 앞당겨 참여..제출 기한 기다리던 타행들 화들짝
신한은행 “일찌감치 도입 준비..당국 입장 발맞춰 선제적 제출”
전담 조직 신설한 KB국민은행, 책무구조도 제출은 “시기상조”
“시범 운영 참여는 기정사실..속도 경쟁보다는 내실 다질 때”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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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10:35 | 최종 수정 2024.09.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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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시범 운영 한 달을 앞두고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했다. 제출 기한까지 여유를 가지고 있던 다른 은행들도 부랴부랴 책무구조도 도입 점검에 나섰지만 속도 경쟁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 참여를 시작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별로 책무를 배분한 내역을 기재한 문서다. 당초 금융지주·은행은 내년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도록 기한을 부여 받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제도의 조기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시범 운영을 도입하면서 제출 시기가 앞당겨졌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내년 1월 2일까지 시범 운영 기간을 두고 컨설팅을 제공하고 관리의무 위반 등에 대해서도 제재하지 않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5대 금융지주와 5대 시중은행 모두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 참여가 확실시 됐다. 법정 제출 기한보다 두 달 가량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하면 금융당국의 피드백을 받아 제도 보완이 가능하고 그동안 제재도 면제되기 때문이다. 다만 참여 기한이 10월 31일로 정해진 만큼 대체로 10월 중순 이후를 책무구조도 제출 시점으로 봤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한 달이나 일찍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서 은행권내 당혹감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책무구조도를 가장 먼저 제출할 은행으로 거론됐다. 금융당국에서 책무구조도 도입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책무구조도 기반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위해 TF를 구성하고 책무구조도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 공포 이후 하위 규정 내용을 반영하는 등 정교화 과정을 거쳤고 자체적인 내부통제 매뉴얼과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마련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했고 준비를 마쳤다”며 “시범 운영 자체가 준비 기간을 주더라도 조기 제출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인 만큼 거기에 발맞춰 미리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조기에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신한은행이 책무구조도 제출한 날 KB국민은행은 책무관리 업무 전담 조직인 ‘KB책무관리실’ 신설 소식을 알렸다. KB책무관리실은 준법감시인 산하에서 책무구조도 운영 및 점검 등 은행의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다만 KB국민은행의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 참여는 공식화됐지만 아직 책무구조도 제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의 기본적인 바탕은 다 나와 있지만 가다듬는 과정이 좀 오래 걸린다”면서 “속도 경쟁을 하기보다는 철저한 준비로 내실을 다진 뒤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의 조기 제출을 계기로 책무구조도 도입 준비 과정을 점검해 보겠지만 내부적으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제출 시점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월 중 책무구조도 내용이 최종 확정되면 10월 말 이전에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시범 운영 시점이 정해진 만큼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 참여는 다른 은행들도 공통된 사안”이라면서 “시범 운영을 두 달 하냐 세 달 하냐의 차이인데 조기 제출하는 것에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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