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터넷 하느라 덜 일해”..청년 남성, 주당 노동 시간 10.7% 감소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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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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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정보통신(IT) 기술 발전으로 컴퓨터·휴대폰 사용 시간이 늘면서 노동 공급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청년 남성의 주당 노동 시간은 20년 새 10.7%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강철 차장·이하민 조사역은 28일 ‘컴퓨터 관련 여가와 노동 공급’(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1999~2019년 중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이용해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의 근로 시간은 감소하고 여가 시간은 늘었다.
여가 시간은 수면·식사 등 필수 여가와 컴퓨터 관련 여가를 중심으로 늘었는데 컴퓨터 관련 여가에는 문자·메일 교제, 사회관계망을 통한 교제, 인터넷 정보검색, 기타 미디어 관련 여가 활동, 게임 등이 포함된다.
특히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은 청년층에서 증가 폭이 컸다. 게임 시간(남성)과 인터넷 정보 검색 시간(여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고용분석팀은 통계청 데이터를 통해 여가엥겔곡선을 추정했다. 여가엥겔곡선은 총 여가시간이 변화할 때 각 여가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이 변화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노동 공급이 감소하면서 총 여가 시간이 증가할 때 컴퓨터 관련 여가 활동 시간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사용데이터와 비교해보니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 여가엥겔곡선으로 예측되는 변화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여가엥겔곡선으로 설명되지 않는 개별 여가시간의 증가는 기술 발전으로 해당 여가활동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더 긴 시간을 투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례로 컴퓨터의 성능이 발달하면 같은 시간을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에 사용하더라도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는데 경제주체가 효용 극대화 과정에서 이를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컴퓨터 관련 여가 기술 발전은 특히 청년층의 노동공급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 증가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노동 공급이 각각 10.7%, 6.3% 감소했다.
이를 주당 시간으로 환산하면 4.6시간 및 1.4시간으로 각각 1999~2019년 중 남성 및 여성 청년층 총 근로시간 감소분(남성 6.7시간, 여성 1.5시간)의 68.7% 및 99.2%를 차지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향후에도 IT 기술 혁신이 청년층의 노동공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앞으로도 컴퓨터 관 여가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는 계속해서 청년층의 노동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여가 시간 증가는 근로자의 건강 상태 개선, 효율적 업무문화 정착 등을 통해 노동 생산성을 높여 IT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도 있다.
조 차장은 “장기적으로 IT 기술의 발달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해 효과적인 노동생산성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공급 감소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 것이 과거에 비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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