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액체불화수소 수출허가.. WTO 분쟁 감안, 삼성·SK 등 초기주문량 허가

최태원 기자 승인 2019.11.16 18:30 의견 0
16일 일본이 한국에 대한 3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불산액 수출을 허가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도체 생산라인용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관련 업계는 16일 일본이 한국에 대한 3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불산액 수출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포토레지스트(PR)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에 이어 수출 규제 품목의 한국 수출길이 제한적이지만 모두 열린 셈이다.

복수의 업계 및 관련 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자국 화학소재 생산업체인 스텔라케미파의 대 한국 액체 불화수소 수출 허가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통보했다.

이번 허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난 7월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주문한 물량 중 서류보완을 이유로 반려된 일부다. 수출 신청에 대한 심사 과정이 원칙적으로 90일로 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별다른 사유 없이 허가를 무작정 미룰 경우 부당한 수출 통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 측의 제소에 따라 진행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출 규제를 푼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는 별개로 국내 기업들이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공정에 투입해 시험 가동해 국산화 작업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도 감안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초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을 허가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말 기체 불화수소에 이어 지난 9월에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도 반출도 승인했다.

이번에 수출 승인을 받은 스텔라케미파는 세계 고순도 불화수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가 시행된 3분기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 해 동기 대비 각각 21%와 88%씩 급감했다. 

이번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인 액체 불화수소까지 반입되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WTO 분쟁 해결을 위한 한일 2차 양자협의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염두에 둔 결정일 것"이라며 "어쨌든 3개 품목 모두 수출 허가가 난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는 호재"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아직 유효하고 향후 한일 관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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