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백화점 BIG3가 전년대비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심이 깊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 롯데쇼핑, 신세계 등 지난해 영업실적이 공개됐다. 지난 2022년 코로나 종료로 인한 기저효과로 매출 호황을 누렸으나 올해 불경기 등으로 인해 매출액은 소폭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액은 40조 9448억원으로 전년대비 8.4%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둔화되고 있다. 2021년 신장률은 22.8%였으나 2022년 12.1%, 2023년 8.4%로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8% 신장한 2조 557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물가 상승 여파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3.5% 감소한 144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백화점 매출액은 3조 3033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777억원으로 전년대비 3.23%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매출액은 연결매출 기준 전년대비 16.09% 감소한 4조 207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44% 감소한 3035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그룹 실적 부진 가운데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더현대서울이 전년대비 각각 14.7%, 16.6% 상승한 1조 6670억원, 1조 1085억원 거래액을 기록하며 돋보였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시장점유율도 다소 변동이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롯데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은 31.1%로 전년대비 2.7%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6.6%로 전년대비 1.5% 감소하면서 현대백화점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백화점은 28%로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주요 매출 품목인 의류, 잡화 등 고마진 상품은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하다. 때문에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 등의 대내외 리스크 확대 및 엔데믹 이후 리오프닝 효과의 둔화 등으로 인해 국내 백화점 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 비효율 점포 매각할까, 변화줄까.. 고민 깊은 백화점 업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넘긴 점포는 총 12개로 전년대비 증가했지만 비효율 점포들도 넘쳐난다. 현대백화점 미아점은 전년대비 거래액이 10% 감소했으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도 전년대비 거래액이 10.1%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거래액 1조원을 넘겼으나 전년대비 1.9%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비효율 점포 처리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지난 2020년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집객력이 떨어졌다. 여러 용도 변경을 통해 개선에 주력했지만 효율이 나오지 않아 롯데쇼핑 측도 매각으로 분위기가 기울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 및 폐점 계획은 없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젊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확충하는 등 새로운 쇼핑 니즈를 반영한 복합쇼핑몰로 개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최근 폐점 소문이 돌았으나 오는 7월 리뉴얼 공사에 돌입한다고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측은 주변 상권을 고려해 백화점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복합쇼핑몰로 변화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상권 경쟁 치열한데.. 신규 출점 딜레마
비효율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출점에 대한 딜레마도 크다. 신규 출점은 부지 확보와 건축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고, 기존 상권 내 자리잡은 점포의 고객 이탈도 가져올 수 있어 업계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당분간 신규 출점 계획 없이 기존 비효율 점포를 개선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다르게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5년 충청북도 청주시에 시티아울렛 출점과 부산 에코델타시티 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오픈을 계획 중이다. 2027년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오픈을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수한 입지에 차별화된 공간기획, 경쟁력 있는 MD유치를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신규점을 출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울산점과 송도점 오픈을 알렸으나 9년째 착공도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다. 신세계 측은 “입지적 특성과 시점 등을 검토하다 보니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추진할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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