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돌파 나선 카카오의 新변화..변수는 여전

공동체(그룹) 비상경영회의 2인체제 개편
정신아 체제 출범 앞두고 내부 변화 이목
준신위 등 활동 강화로 대내외 신뢰 총력

김명신 기자 승인 2024.01.03 07:00 | 최종 수정 2024.01.03 13:14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지난해 연말 각종 리스크로 몸살을 앓은 카카오가 새해에는 ‘신뢰 회복’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쇄신위원장이 전면에 나선 가운데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내부 분위기 재정립에 나선다. 또한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준법과신뢰위원회’와 ‘기술윤리위원회’ 등 대내외 이미지 쇄신을 위한 행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러나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조사 등 변수도 여전한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새해부터 공동체(그룹) 비상경영회의와 관련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비상경영회의 이후 8차례 이어온 가운데 보다 실질적이고 현실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안 마련을 위한 새로운 형태로 개편된 것이다.

카카오는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13개 협약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새로운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구성을 발표했다. CA협의체는 그룹의 독립기구로 카카오 그룹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이다.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가속하기 위해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가CA협의체 공동 의장을 맡는다.

협의체에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맡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를 비롯해 각 협약사의 KPI, 투자 등을 검토하는 전략위원회 등 다수의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의 논의해야 할 아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과 정책 관련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참고해 각 협약 계열사에 참고 및 권고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 분야에 대한 그룹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인 위원회 구성 및 개별 위원회의 위원장 인선은 논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카카오 측은 밝혔다.

CA협의체 산하에는 협약사 CEO를 비롯한 그룹 차원의 임원 인사를 지원하고 그룹협의회를 운영하는 협의체 총괄 부서를 설치한다. CA협의체는 앞으로 한 달 동안 산하 실무 조직을 세부적으로 정비한 후, 2월부터 매월 그룹협의회를 열고 중요사항들을 CA 협의체와 주요 계열사CEO들이 직접 의결해 나갈 계획이다.

김범수 CA협의체 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사회의 눈높이와 신뢰에 부합하는 성장 방향과 경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을 비롯해 거버넌스, 브랜드, 기업문화 등 영역에서의 쇄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신아 CA협의체 의장 겸 대표이사 내정자는 “CEO들의 위원회 참여를 통해 그룹의 의사결정 맥락 이해를 높이고, 높아진 해상도를 바탕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의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를 벗어나 구심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가적인 인적 쇄신도 주목되고 있다. 정 내정자가 내년 3월 말 임기를 마치는 홍은택 대표를 대체할 예정인 가운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임기가 만료되는 최고경영자(CEO) 일부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지난달 초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사퇴를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내부적인 갈등 봉합도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준신위·기술윤리위 등 신뢰 회복 총력전…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

무엇보다 신뢰 회복을 위한 준신위의 활동이 보다 강화된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의 준법 경영 감독·조사권을 보장받은 준신위는 지난달 18일 내부 비리에 대한 제보 메일을 공개한 데 이어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제보를 받아 비리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준신위는 회계 처리와 주식 대량 거래, 내부 거래, 기업공개, 합병·분할·인수 등 조직 변경 등을 사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며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면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한다. 또,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도 마련한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또한 ‘2023 카카오 공동체 기술윤리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투명성 강화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카카오는 공동체의 기술윤리 거버넌스 체계를 고도화했으며 기술의 안정성·투명성 강화 측면에서 AI 개발 원칙 수립 및 AI 윤리규정 자가점검 도구 개발을 통해 책임 있는 서비스 개발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2022년 7월 카카오 공동체 전반에 걸쳐 기술윤리를 점검하고, 이를 사회와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 기술윤리 위원회 (Tech for Good Committee)’를 출범한 바 있다. 카카오 이채영 기술부문장이 위원장을 맡고, 주요 공동체 CTO 등을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 운영은 카카오 인권과 기술윤리팀에서 지원했다.

특히, 지난 3월 ‘카카오 공동체의 책임있는 AI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기존 알고리즘 윤리헌장의 중요 원칙을 계승하면서 AI 기술이 한층 더 안전성을 갖춰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측은 “기술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카카오의 철학 및 실천 노력, 그리고 기술을 사회에 투명하게 알리고자 하는 카카오의 의지가 담겼다”면서 “2024년에는 인권경영에 기반을 둔 기술윤리 관점에서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도록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의 새로운 변화와 맞물려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검찰은 카카오에 대한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의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며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이중구조 계약 방식을 분식회계로 간주하고 감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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