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하자 치고나간 하이브리드..현대차 '영업익 톱' 이유 있네
10월까지 하이브리드 판매 124% 껑충
"연비 개선한 차세대 시스템 개발 마쳐"
전기차 부진 상쇄.."영업익 1위 유력"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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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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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로 내수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비싼 가격으로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대안책으로 택하면서다. 이 여세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과 라인업 확대에 힘쓰며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들어 10월까지 하이브리드를 10만7000대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4만7000여대)보다 124% 뛰었다. 이 중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5만2000대 넘게 팔려 일등공신이 됐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부진하다. 현대차는 올해 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전기차를 5만8893대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13.5% 줄었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인기는 친환경차 구매 인식이 확산하고 모델이 다변화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하이브리드의 내수 판매량은 22만4000여대로 전년 동기보다 52.4% 증가했다.
전기차는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판매 둔화를 겪고 있다. 올해 1~3분기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년 전보다 9.4% 감소한 7만9313대에 그쳤다. 현대차도 연내 전기차 판매 목표를 33만대로 제시했지만 10월 기준 판매량이 23만대라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판매 비중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3분기 기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전체의 8.6%로 작년 2분기(5.7%)보다 2.9%포인트 확대됐다. 전기차는 이 기간 5.1%에서 6.3%로 소폭 확대하는 데 그쳤다. 하이브리드가 전기차의 부진한 성장세를 상쇄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도 시장 수요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연비가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마일드 하이브리드 제외)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이브리드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은 호실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실적 전망치로 매출액 성장률 14~15%, 영업이익률 8~9% 증가를 제시했다. 올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영업익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내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가 유력하다"며"오는 2025년 파워트레인 공급사 현대트랜시스를 통해 듀얼 모터 방식의 차세대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등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해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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