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보아뱀 M&A' 난망론 부각..하림과 동원 사이 노조 '반대 목소리'
23일 본입찰..동원·하림 실사 마무리
자본조달 능력 우려..노조 '유찰 요구'
시총 11조 훌쩍..매각가 눈치싸움 전망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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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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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최대 선사' HMM 인수전에 동원과 하림그룹이 2파전을 벌이고 있지만 유찰 가능성이 꾸준히 새어나온다. 매각 대상과 막대한 자금력 차이로 HMM 노조는 고개를 젓고 있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마저 최근 적격 인수자가 아니면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거론해 연내 매각 목표가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오는 23일 본입찰에 나선다. 앞서 적격 인수 후보로 꼽힌 동원과 하림, LX그룹 등 세 후보는 지난 8일 HMM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했다.
이 중 LX그룹은 순수 자금력이 다른 후보들보다 우세해 유력 인수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본입찰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2파전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일각에선 이들 후보군이 5~8조원에 달하는 HMM의 몸값을 자체 여력으로 감당하기 힘들 뿐더러 무리한 외부자금 차입이 뒷받침 될 경우 인수 후에도 지속경영 가능성이 불투명하단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해운업황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고꾸라지고 있는 점을 볼 때 보아뱀 M&A를 성사시켜도 향후 이자비용 부담에 허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실제 HMM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1% 줄었다. 매출액도 2조1266억원으로 58.4% 감소했다. 4분기도 지정학적 이슈와 소비 위축 추세로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설상가상 채권단이 매각 절차 개시 때 밝힌 1조원가량의 영구전환사채 주식 전환을 지난달 20일 실행했다. 인수를 위해 확보해야 할 현금이 더 늘면서 후보들의 부담이 커졌다.
■ 가격이 매각 관건..불어난 시총 '몸값 부담 가중'
HMM 노조도 자금력 차이를 우려해 유찰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9일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수 예비 업체들의 자기자본 조달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들은 사모펀드 등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최대 선사의 매각은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할 것이고 어렵게 축적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기업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되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은도 앞서 연내 매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최근 "(HMM)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소신을 발표했다. 업계 안팎에서 올해 매각 불발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상황이 이러니 동원·하림과 산은이 각각 적어낼 매각가가 인수 종결의 관건이 됐다. 하지만 적정 몸값을 매기는 기준인 시총이 최근 7조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10일 기준 신주 2억주 추가 상장으로 11조원까지 뛰는 변수가 생겼다. 매각 측은 시총이 오는 23일 본입찰까지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희망가를 올려 부를 여지가 있다.
이들이 적정한 가격 절충점을 찾거나 인수측이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자금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거나 또는 올해 인수전이 아예 무산될 지는 꾸준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본입찰에서 영구채 전환에 따른 몸값 상승이 걸림돌이 된다면 내년 매각 공고에서는 남은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전제를 두는 등 변화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하는 보아뱀 전략이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이후 자금난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여러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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