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탄 신도시’ 꾸리나.. 몽골 상륙 서두르는 홈플러스·이마트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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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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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몽골이 K-유통의 격전지로 떠오른다. 실제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거리는 ‘몽탄 신도시’로 여겨질 만큼 한국의 편의점과 마트가 종종 보이고, 한국의 라면과 과자, 음료 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국내 유통업계는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몽골 시장 진출에 서두르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부터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몽골 시장에 수출한다. 홈플러스는 서클 그룹과 계약해 울란바토르 지역 14개 매장에서 PB상품을 판매한다. 홈플러스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PB상품은 ‘홈플러스시그니처’다. 홈플러스는 식품부터 생필품까지 국내 인기품목과 현지 수요가 높은 품목 200여종을 선정해 반영했다.
홈플러스는 식품과 생필품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 냉장·냉동식품으로 범주를 확대해 홈플러스 PB 상품의 인지도를 세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K-푸드 확산은 물론 협력사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에 앞장서 세계 시장에서의 홈플러스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몽골에서는 이미 한국의 이마트와 편의점 CU·GS25가 점포를 내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현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브랜드와 상품, 점포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는 대신 로열티를 지급받는 형태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이달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바이얀골 4호점’을 개장했다. 바이얀골점은 올해 리뉴얼 개장한 미래형 대형마트 인천 연수점을 본떠 한국 스타일로 공간을 구성했다. 앞서 이마트는 현지 기업인 알타이그룹과 협약해 2016년 1호점, 2017년 2호점, 2019년 3호점 문을 열었다.
몽골에서 이마트의 인기 비결에는 대표 PB 노브랜드가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기존의 현지 이마트(1호점~3호점)에서 올해 1~7월 노브랜드 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식품으로는 감자칩·버터쿠키·쌀과자 등이, 생활용품에서는 물티슈가 잘 나간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먹거리와 일상용품 위주의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CU는 몽골 편의점 업계 1위 기업이다. CU는 지난 2018년 현지에 진출해 현재 330여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GS25는 2021년 몽골에 상륙해 230여개의 점포를 내고 CU를 추격하고 있다. 몽골 편의점의 성공 요인으로는 ‘현지화’가 꼽힌다. 몽골의 전통 간편식부터 현지에서 인기 높은 한국 식품 등을 동시에 선보여 양국의 문화를 아우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가 몽골을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서다. 몽골은 유통·제조 인프라가 부족하고 내륙 국가로 자원 생산의 한계가 있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수입 상품 비중이 큰 만큼 수입품의 시장 판매가도 높은 편인데, 국내 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에 PB상품을 내놓는다면 가격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다.
몽골 시장은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우호적인 시장으로도 꼽힌다. 몽골은 젊은 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국내에 3망7000명 이상의 몽골인이 거주하고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친밀도도 높다. 한류의 인기로 GS25는 지난 2021년 방영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흥행하면서 경쟁사보다 뒤늦게 현지에 진출했지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몽골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적 수요가 많은 먹거리와 용품들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한국산 상품 판매가 늘면 국내 중소기업 수출 확대에도 도움된다. 한국 브랜드를 알리고 중소기업 수출에도 도움을 주는 해외 매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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