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중국 ‘큰 손’..신라·롯데 면세점-LG생건·아모레 활짝 필까?

올해 상반기 방한객 443만명 중 중국인 54만명..12.3%에 그쳐
하반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 특수로 기대감↑.."실적 반영 2~3개월 시차 예상"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8.14 14:44 의견 0
중국인 관광객이 면세점에 줄서서 입장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중국 단체관광객 ‘유커(游客)’의 귀환에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인 단체여행이 허락된 건 중국 정부가 지난 2017년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을 금지한지 6년 5개월여 만이다.

1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전체 올해 상반기 방한객은 443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52.5%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54만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에서 12.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26.7% 성장한 수준으로, 연간 기준 2021년 17만명, 2022년 22만명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중국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했던 사드 배치 이전과 비교하면 정상화까지의 회복은 아직이다. 지난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은 연간 806만명으로, 전체에서 46.8%에 달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도 602만명(34.4%)이 방문해 외국인 관광객 중 비중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 이후 방한 외국인이 급감하면서 유통업계는 중국 ‘큰 손’ 유커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렸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평균 객단가는 600~700달러로, 동남아 관광객의 평균 객단가인 300달러보다 약 2배 높다. 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의 80%를 유커에 의존해 올린만큼 중국 단체 관광객의 부재와 코로나 직격탄에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

한중 관광 정상화에 따라 하반기 면세·호텔·화장품 등 유통업계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여행 상품이 확정되고 관광객을 모으는 등 절차를 통해 기업의 실적에 연결되기까지 약 2~3개월의 시차가 예상되지만, 업계는 벌써부터 유커 맞이에 분주하다.

기대감이 가장 높은 업계는 면세점이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고객을 쇼핑 편의를 위한 시설 및 서비스를 점검하고, 중국인 고객을 모시기 위한 마케팅 및 프로모션에 나선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제주점 등 시내면세점의 통역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할인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인천·김포공항점은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아이템 기획전을 마련하고 알리페이 등 페이 시스템과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면세 채널의 부진으로 실적 타격을 면치 못했던 뷰티업계도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화장품은 면세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품목으로, 전체 매출 1위이자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목록 1위다. 국내 화장품 기업은 중국 매출 비중이 50% 내외로 높은 편인데, 향후 중국인에 의한 화장품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상품진열을 정비하는 등 매장을 재단장하고 중국어 안내 책자를 배치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인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은 물론 중국 단체 관광객의 주요 상권에 주요 브랜드 제품을 홍보한다.

호텔·여행업계도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특히 중국 단체관광 수요가 높았던 제주도를 중심으로 제주공항 국제노선이 회복되면 호텔과 식음, 카지노와 쇼핑센터 등 여행 관련 매출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 직원 400명을 채용하고 중국어 관련 시스템을 마련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2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최설화 연구원은 “한국은 지역 특성상 통상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20~30% 늘어나는 계절성을 보여 왔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의 관광비자 재개라는 특수성도 반영해 하반기 월평균 입국자를 상반기의 1.5배로 추산해 연간 175만명의 방문자가 기대된다”며 “다만 하반기 단체 관광이 열렸다고 바로 많은 관광객의 유입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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