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승부수, 스타필드 하남 ‘와인클럽’..롯데마트 ‘보틀벙커’와 맞대결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5.08 15:38 | 최종 수정 2023.05.08 15:42 의견 0
이마트는 스타필드 하남 지하1층에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 ‘와인클럽’을 오픈했다. (자료=이마트)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이마트가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최대 주류 전문점 ‘와인클럽’을 열고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에 승부수를 띄운다. 코로나 이후 와인·위스키 등이 대중적인 주류로 떠오르면서 주류 전문 매장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4일 스타필드 하남 지하1층에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 ‘와인클럽’을 오픈했다. 앞서 이마트는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류 소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 자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와인 시장 자체 사업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신세계의 와인사업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주력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지난 2008년 신세계L&B를 설립해 주류 시장에 진출했다. 신세계L&B는 그룹의 유통 계열사를 통해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2017년부터 와인 수입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마트24에서 고객이 와인을 선택하고 있다. (자료=이마트24)

특히 이마트는 마트·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가성비’ 와인의 대중화에 힘썼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2019년 가성비 와인 ‘도스코파스’를 한 병 4900원에 출시했다. 도스코파스는 이마트가 기획부터 판매까지 총괄해 내놓은 와인으로, 출시 4개월 만에 1년 초도물량인 100만병을 소진했다.

같은 해 이마트24의 경우 편의점 업계 최초로 주류 특화매장을 선보여 ‘와인=이마트24’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마트24는 주류 차별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 68억원을 달성했다.

이마트는 이번 와인클럽 오픈을 토대로 프리미엄 와인 등 주류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주류의 신세계’를 선보인다는 포부다. 와인클럽은 국내 최대 규모(500여평)의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이다. 와인을 중심으로 위스키·맥주 등 약 7000여개 상품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해 5만원 이상 가격대 매출 구성비는 와인 구매 가격대별 매출 비중에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이마트는 향후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와인클럽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유명 와인 생산지로 구분한 매대 구성과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소 와인부터 가격이 저렴한 데일리 와인까지 전문가와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스펙트럼”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와인수입국 부동의 1·2위인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 매대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와인클럽의‘ 테이스팅 존’ (자료=이마트)

이마트는 와인클럽 출점으로 롯데마트의 초대형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와 맞붙게 됐다. 보틀벙커는 롯데마트가 지난 2021년 말 롯데마트 잠실점을 리뉴얼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와인 사업을 낙점하고 선보인 주류 전문매장이다.

보틀벙커는 롯데마트 잠실점 매장 1층의 70%(400여평)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 따르면 보틀벙커가 입점한 점포는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6배 증가했다. 보틀벙커는 잠실점·창원중앙점·상무점에 이어 올해 서울·수도권 인근에 4호점 오픈을 검토 중이다.

와인클럽과 보틀벙커는 모두 와인을 소량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음 존을 운영한다. 와인클럽의‘ 테이스팅 존’과 보틀벙커의 ‘테이스팅 랩’은 잔 단위로 와인을 구매해 맛 볼 수 있도록 했다. 두 매장 모두 이색적인 체험 요소로 고객을 불러들이는 모객 효과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주 이마트 연수점에 방문해 와인클럽에 대해 “와인클럽은 보틀벙커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계획한 것”이라며 “보틀벙커를 의식한 것이 아닌 협상이 늦어져서 지금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