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주기 전엔 못 들어가..동양건설 '대못'에 신목동파라곤 입주 '스톱'

공사비 증액 요구하며 입주 막아.."이례적인 일"
시공사·조합 합의 전까지 해결 방안 없어 분양받은 주민 피해

하재인 기자 승인 2023.04.12 06:17 의견 14
공사비 추가 분담을 요구하며 시공사가 '신목동파라곤'의 입주를 중단시켰다. 사진은 내부로 들어가는 길을 차단한 신목동파라곤의 모습 [자료=하재인 기자]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시공사에 의해 입주가 막힌 '신목동파라곤'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동양건설산업과 조합측이 서로 의견을 앞세우며 팽팽하게 맞서 있다.

12일 신월4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동양건설산업에 따르면 공사비 증액 협상이 결렬되면서 아파트 입주가 막힌 상태다. 동양건설산업이 원자재값 상승을 이유로 공사비 추가 분담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동양건설산업은 입주를 막는 것으로 대응했다.

조합은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시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입주 중단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목동파라곤은 지난달 1일부터 주민들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현장은 한산했다. 아파트 길목을 막고 있는 장애물과 경계를 서는 경비업체 직원들만이 보일 뿐이다. 입주 예정일부터 40일 넘게 경과했지만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근의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일반 분양자들이 피해를 호소하지만 방법이 없다. 오는 15일에 최종적인 총회를 연다는 얘기만 전달하고 있지만 금액이 조율되지 않으면 더 오래갈 것"이라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지역 다른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아직도 조합에서 한 푼도 합의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총회에서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천구청에서도 해당 사안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시에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파견을 요청하고 시공사와 조합을 중재하기 위한 자리를 주선하고 있다. 양천구청의 한 관계자는 "구청 입장에서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있으니 최대한 빨리 중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노력중이다"라고 답했다.

이번 입주 차질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시공사의 추가분담금 요구 때문이다. 다른 아파트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지 여지가 있다.

부동산인포의 권일 팀장은 "앞으로도 충분히 다른 현장에서도 나올 수 있는 문제들로 봐야 된다"며 "시공사 선정 시기랑 비교하면 물가가 많이 올랐다. 건설사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 압박이 심한 상태기 때문에 그런 건설사들이 들어가있는 현장은 신목동파라곤의 경우와 같은 분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리얼투데이의 장재현 본부장은 "시공사가 입주를 막는 그런 일은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며 "입주와 공사 시점 사이에 원자재값이 올라 공사비가 생각보다 더 들어간 거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지 협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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