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택배대란"..한진택배, '파업 도미노' 속 '해결책 찾기' 분주

'부분파업 돌입' 노조 "대형고객 쿠팡의 물량 이탈 타격 메워야"
공영홈쇼핑과 공급 계약·ABC마트와 맞손 '수익성 지키기' 골몰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6.14 15:45 의견 4
한진택배 노조가 지난 4일부터 토요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자료=한진]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나선 가운데 '업계 1위' CJ대한통운에 이어 '업계 2위' 한진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택배대란' 우려가 번지고 있다. 더욱이 한진의 대형 고객인 '쿠팡'이 직접 배송을 확대하면서 한진은 당장 이달부터 수익성 감소 위협까지 겹치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노조는 지난 4일부터 토요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서울 강동 지역은 계약 해지와 표준계약서 작성 거부 등을 놓고 택배기사와 대리점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일주일간 전면 파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 여파로 ▲서울 강동구 ▲경기도 광주시 ▲파주시 ▲고양시 ▲울산시 ▲전라남도 일부지역에서는 배송 차질이 일어났다. 이들 노조는 쿠팡물량이 대량으로 이탈하면서 조합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사측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진의 대형 고객인 쿠팡은 오늘(14일)부터 경기·강원 등 60개 지역에서 370만개(로켓배송) 물량을 자체배송 전환하기로 했다.

쿠팡의 직접 배송 확대로 한진도 수익성 악화 위기에 처했다는 평이다. 이미 쿠팡은 지난달부터 한진이 맡던 월 370만개 가량의 물량을 직접 배송하고 있다. 이는 한진택배 전체 물량의 7~8% 수준이다.

물량이 크게 줄면서 당장 이달부터 한진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까닭에 노조도 물량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한진도 위기를 감지한 듯 해결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달에는 공영홈쇼핑과 약 920억 규모 택배운영 사업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신규 고객사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ABC마트와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1분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드러낸 만큼 계속해서 수익성 지키기에 허리띠를 졸라맬 전망이다. 실제 한진은 올 1분기 영업익 344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152% 급증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도 7062억원으로 27.5% 증가했다.

한편 택배노조의 움직임은 한진 이후로도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

최근 우체국택배 노조 역시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며 파업을 예고한 것이다.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는 오늘(14일) 기자회견을 열고 "18일 경고 파업을 하고 20일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점 농성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앞서 CJ대한통운 노조도 사회적 합의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매주 월요일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 같은 '파업 도미노' 위협에 시장 안팎에서는 지난해 연말 겪었던 '택배 대란 악몽'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시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으로 하루 평균 40만건의 배송차질이 생겨 소비자 불만을 초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각 노조가 부분파업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장 택배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속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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