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사고 책임 묻나..정은보 금감원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만난다

3일 금감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 개최
정은보 “내부통제 책임자, 사후책임 물어야”
이원덕 행장 “횡령사태로 무너진 고객신뢰 다시 쌓겠다”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5.02 11:43 | 최종 수정 2022.05.03 09:55 의견 0
(왼쪽부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자료=연합뉴스, 우리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횡령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의 이원덕 행장과 직접 대면한다. 오는 3일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우리은행의 횡령 사고로 은행의 내부통제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 자리에서 횡령 사고가 직접 언급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정은보 금감원장은 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는 정 원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11월 시중은행장과 만난 뒤 약 6개월 만에 진행되는 간담회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 리스크 관리가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으로 취약 차주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의 손실흡수 능력 확충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정 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금융사의 잠재 리스크 관리와 손실흡수 능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발생한 우리은행의 횡령 사고가 언급될지도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회삿돈 614억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 A씨는 지난달 30일 경찰에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횡령 규모가 은행 금융사고로서는 워낙 큰데다가 지난 10년간 내·외부 감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금감원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 현장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우리은행의 외부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에 대해서도 감리 착수에 나섰다.

정 원장은 지난 29일 “금융사들의 내부 통제 제도에 어떠한 허점이 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조사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은행에 수시 검사를 나갔는데 이를 중점적으로 검사해서 내부 통제와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 운용하는 사람들이 충분한 정도의 전문가로서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면 그에 대한 사후책임을 당연히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 취임 후 이날 첫 공식 외부 일정에 나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입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행장은 횡령 사고가 발생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지주와 은행의 전략부서와 경영기획그룹을 거쳤다.

이 행장은 이번 횡령사건이 발생한 직후 지난달 29일 “공적자금의 멍에를 벗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참으로 있어서는 안될 사고가 발견됐다”고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도 말했다.

이 행장은 “현재 관련 직원의 신병을 확보해 경찰 및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당사자는 물론 추가 연관자들이 있다면 그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이 지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이번 횡령 사건 관련 수사기관의 수사를 의뢰한 상태며 자체적인 조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으로 수사기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고발조치와 더불어 발견재산 가압류 등을 통해 횡령 금액 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손실금액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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