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핫이슈] "빵집에 빵이 없어요"..길어지는 SPC파업에 점주·소비자만 발 동동

민노총·한노총 양대노조 갈등으로 번져
빵·케이크 재료수급 차질..가맹점 ‘한숨’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9.27 15:07 의견 1
민노총 운송노조는 26일 세종공장에서 결의대회를 하다 강제해산 당하자 청주공장 앞에 재결집해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인기 많은 몇몇 제품은 동 난지 오래됐어요” “주말동안 빵 사러 왔는데 예전보다 빵 종류가 좀 적어진 느낌이에요” 추석 직후 매출 상승을 기대한 파리바게뜨 점주들과 맛있는 빵을 기대한 소비자들은 한숨만 푹 내쉰다. 왜인지 빵집에 당연히 있어야 할 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파업이다. 파리바게뜨 자체 파업은 아니다. 본사에서 가맹점들로 제품과 재료들을 운송하는 운송 노동조합이 파업을 단행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빵 배송을 맡고 있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 파업이 장기화 노선을 선택했다. 추석 전주인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파업은 추석이 끝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3일부터 이어진 세종공장 앞의 결의대회가 26일 강제 해산됐으나 이날 청주공장 앞에 노조원들은 또 다시 모였다.

이번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은 지난 3일 SPC그룹 광주광역시 물류센터에서 시작됐다. 민주노총 배송 기사가 화물차를 늘려달라고 요구했고 SPC그룹 측은 화물차 2대를 증차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 기사가 편한 배송 코스를 차지하기 위해 대립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됐다. 파업 참가자들은 사측이 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노사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전국 일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빵과 케이크 재료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길어지는 파업에 애꿎은 점주들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 A씨는 커뮤니티에서 “도대체 며칠째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명절에 간식으로 빵을 찾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찾는 빵이 없어서 돌아간 손님들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점주들은 본사인 SPC의 조속한 대처를 요구했다. SPC측도 이번 파업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SPC는 파업에 참여한 업체 이외 다른 배송대체 기사들을 고용해 중단된 물류 배송 작업을 진행 중이다.

SPC 관계자는 "배송노선 조정의 경우는 물류 담당 계열사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운수업체 노사 간 협의할 사안"이라며 "파업에 참여한 운수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발생한 피해에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운송노조 파업은 과격한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경찰들도 개입했다. 지난 17일 파리바게뜨 배송 대체기사가 몰던 화물차 연료 공급선을 고의로 절단하는 등 대체기사에 대한 보복성 범죄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민노총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등 89명이 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됐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경찰의 수사가 과잉진압이라고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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