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 실적 잡은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등 ‘추락 국책은행 이미지’ 회복 과제

상반기 1.2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윤종원 행장 중기·소상공인 대출 확대 성과
디스커버리펀드 사태 등 고객신뢰 회복 과제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8.02 10:55 | 최종 수정 2021.08.02 11:04 의견 0

지난달 30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창립 6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자료=IBK기업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창립 60주년을 맞은 IBK기업은행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고객 신뢰 회복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겨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1조2143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 기준 1조원의 순익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 별도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42.5% 늘어난 1조17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해 대출자산을 늘린게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다. 또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거래기업 실적개선과 수익원 다각화 노력에 따른 자회사의 양호한 실적도 이익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창립 60주년 맞았다. 윤 행장은 지난해 창립 59주년 행사에 ‘바른경영’을 위한 IBK윤리헌장을 제정해 공표했다. 취임 직후 발생한 디스커버리펀드 사태로 추락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윤 행장은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IBK의 지난 60년은 중소기업과 국가경제를 지켜온 보국의 역사로 중소기업의 산업화 지원, 금융위기 안전판, 시장실패 영역 보완 등 국책은행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국내외 700여 개 점포와 8개 자회사를 갖춘 총자산 400조원 대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했고 글로벌 100대 은행으로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기업고객 200만개를 확보했고 중기대출은 200조원에 이른다. 개인금융도 1600만 고객을 대상으로 여수신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그간 중기지원 확대를 기업은행의 역할로 강조해 온 윤 행장의 뚝심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기업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늘어난 정책금융과 중기·소상공인 대출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을 겪었다. 올 상반기부터는 늘어난 대출자산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이익이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기업은행은 연내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은 은행이 개별기업의 경영·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 진단하고 결과를 건강진단 차트처럼 만들어 제공하는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이다.

윤 행장은 실적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고객 신뢰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2019년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디스커버리펀드의 경우 금융당국의 분쟁조정과 제재심의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피해자모임을 중심으로 분쟁조정안을 전면 거부하며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등 총 6792억원 규모로 판매해 이 중 914억원이 환매 중단됐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디스커버리펀드 관련 기업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디스커버리펀드 판매사로서 가입고객과 분쟁조정 등 금융당국의 관련 절차를 성실히 수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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