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핫이슈] 배달앱 라이더 몸값 전쟁 또 터지나..이번엔 ‘장기전’이다

건당 프로모션 아닌 ‘건수’로 보상한다
배달앱 “단기적 출혈 아닌 멀리 볼 때”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5.27 14:32 의견 0
배달의민족(좌)과 쿠팡이츠(우) 라이더 대상 이벤트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지난해 배달앱 시장을 피바다로 물들인 라이더 몸값 전쟁이 다시금 시작될 조짐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일반인 배달 기사인 ‘배민커넥트’를 대상으로 대당 가격이 5000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5’ 등 굵직한 경품을 걸고 배달원 유치에 나섰다.

해당 경품 이벤트는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 배민이 일반인 라이더인 ‘배민커넥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다. 진행 방식은 배달 10건을 수행할 때마다 응모권을 줘 1주일에 한 번씩 추첨을 하는 구조다.

쿠팡이츠 또한 다음달 ‘배달파트너 리워드 프로그램’ 베타서비스를 통해 배달 건수 등 등급별 조건을 충족한 파트너들에게는 ▲배달비 우대 ▲전용 쿠폰 발행 등 보상을 걸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발생한 라이더 몸값 전쟁과 달리 라이더들에게 ‘꾸준한’ 성과 달성을 조건으로 걸었다는 점이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지난해와 다르게 일정한 배달 건수를 지속적으로 달성한 기사들에게 특전을 제공하는 구조의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해 라이더 전쟁은 배달앱 3사가 피 튀기는 프로모션 전쟁을 하면서 배달 한 건의 라이더 수수료가 2만원~3만원까지 뛰는 형태였다. 피크 타임에 할증 방식으로 배달앱 3사가 경쟁하듯 웃돈을 얹는 바람에 월 1000만원을 버는 라이더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배달앱 시장에 큰 출혈경쟁을 불러일으켰다. 배달앱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조 단위로 커졌음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유는 라이더 전쟁과 같은 프로모션 경쟁 때문이었다. 배민의 경우 라이더 프로모션이 포함된 ‘외주용역비’가 2019년 1436억원에서 329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라이더 몸값 전쟁은 이러한 출혈 경쟁 양상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형태의 경쟁을 이어가는 원인은 단건배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건배달은 한 배달 기사가 하나의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여러 집을 다녀가지 않기 때문에 주문 한 건 한 건에 대한 배달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주문이 몰릴 경우 배달 건수만큼 기사가 필요한 형태기 때문에 라이더 공급이 더 늘어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배달앱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건당 프로모션비를 높게 책정하는 것은 시장 상황을 단기적으로만 본 한시적 대책이다”라며 “원활한 배달인력 공급은 배달앱 유지의 생명이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처럼 장기적으로 배달인력을 플랫폼에 묶어둘 수 있는 대책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는 6월 배민의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이 출시되면 다음 달인 7월부터 본격적으로 라이더 수급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태풍 등 많은 악천후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라이더 수급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수급전은 계속 격화될 예정이다.

또 연내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등장이 대거 예고되면서 단건배달과 별개로 라이더 자체 공급량에도 파이 싸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티몬과 신한은행은 연내 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요기요 또한 매각 작업이 끝나면 새로운 사업을 개진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의 퀵서비스 작업도 같은 이륜차 운송업인 배달앱과 파이 경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카오의 경우 이미 퀵서비스 기사 1만명을 사전 모집한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음식 배달앱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배달 기사 모시기에 나선 상황”이라며 “6월 배민원이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고 카카오도 서비스에 돌입하면 배달인력 수급 문제가 배달앱 시장의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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