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속 온도차..중고차로 눈 돌리는 소비자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5.24 14:53 의견 0
지난 18일 울산시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반도체 부족 사태로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의 희비가 갈렸다. 신차 출고 대기가 길어지자 소비자들이 중고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짧으면 1개월에서 길면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가 골머리 앓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현재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두 번이나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했던 현대자동차는 이날부터 26일까지 공장을 또다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산공장에서는 현대차의 인기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다.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과 투싼과 수소차 넥쏘를 만드는 울산5공장도 이달 중단된 바 있다.

반면 중고차 업계에서는 화색이 돌고 있다. 차량 구입을 앞둔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보다 중고차 구매가 훨씬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중고차 수요가 늘고 있다.

자가용 구입을 앞둔 A씨는 “빨리 구입할 수 있는 중고차로 눈길을 돌렸더니 금액도 괜찮아 중고차를 구매할 것 같다”며 “요즘 반도체 때문에 신차 출고대기가 너무 길어 기다리기도 힘들고 평소 관심 갖던 인기차종들도 중고지만 상태 좋은 차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중고차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현재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신차를 기다릴 바에 연식이 얼마 안 된 중고차를 사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21% 급등했다. 1953년 이후 전월대비 기준 사상 최대치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반도체가 부족해 감산을 한 게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리나라도 상승세를 탔다고 한다.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3~4년 이상 된 중고차는 가격에 별 변동이 없으나 1~2년 미만 차들은 전년 대비 5% 이상 올라갔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너무 오래 걸리니 소비자들이 신차와 비슷한 1~2년 미만 된 중고차를 사려고 한다”며 “하지만 그런 차들이 잘 들어오지 않아 가격이 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차가 원활하게 생산이 돼 팔려야 중고차 시장에 차를 내놓을 텐데 이런 상황에서는 고객은 중고차를 찾고 팔려는 중고차가 없으니 가격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생계형 차종이라고 불리는 스타렉스나 포터 같은 경우 연식이 오래돼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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