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합종연횡③] 요기요 인수전 뚜껑 열렸다..배민·쿠팡 등살에 몸값 ‘반토막’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5.08 05:48 의견 0
요기요 BI [자료=요기요]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국내 2위 배달앱 플레이어 요기요 인수전의 뚜껑이 열렸다. 올 초 이베이코리아가 일으킨 M&A 광풍 탓일까 기대한 것보다 찬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있었던 요기요 매각에 관한 예비 입찰에 신세계그룹·야놀자 등 전략적투자자(SI)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어피너티·TPG 등 재무적투자자(FI) 등 7~8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참여한다고 알려졌던 GS와 같은 편의점 유통기업들과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그룹은 빠졌다.

예상 매도 가격도 크게 낮아졌다. 올 초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가가 5조원에 달했을 때 요기요의 예상 매도 가격은 2조원이었다. 최대 주주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희망 매도 가격도 3조원가량이었다.

하지만 현재 업계에 따르면 예상 매도 가격은 1조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최소 5000억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요기요의 예상 매도 가격이 이렇게 떨어진 이유는 요기요의 모호한 위치 때문이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합병을 통해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국내 업계 1위 자리는 물론 싱가포르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도 공략 중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이를 위해 현재 싱가포르에 체류 중이다.

3위인 쿠팡이츠는 출범 1년만에 업계 순위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쿠팡이츠를 이 자리까지 올린 ‘단건배달’은 배달앱 시장 전체로 번져 배민도 위메프오도 해당 시스템을 차용하기로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배민의 굳건한 입지와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세에 요기요의 시장점유율 확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며 예상 매도 가격이 낮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요기요 입장에서는 딜을 통해 매도 가격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공정위는 요기요의 모기업인 DH에게 배민의 모기업 우아한형제들과 합병을 하는 조건으로 요기요(DH코리아) 지분 100%를 전량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기한도 걸었다. 공정위 최종 결정 날짜로부터 6개월. 이에 요기요는 오는 8월 4일까지 매각 작업을 끝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요기요 입장에서도 불안정한 상황을 빨리 끝내야 사업 성장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입찰까지 가야 정확한 매도가가 드러나겠지만 현재 예상가는 많이 떨어진 상태다”라며 “요기요의 모호한 위치와 M&A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악수로 작용한 듯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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