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양극화 심화..상위 10%·하위 90% 가격차 커져

이혜선 기자 승인 2020.11.16 10:20 의견 0
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가격 추이 (자료=직방)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임대차법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격 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38만1000원으로 하위 90%(61만2000원)보다 3.89배 높았다. 이는 지난 2011년 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서울 상위 10% 월세 거래 평균가격은 2018년 232만2000원, 2019년 230만6000원, 올해 238만1000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위 90%는 2018년 65만원, 2019년 65만2000원, 올해 61만2000원으로 하락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상위 10% 거래가격은 임대차법 시행 이전 215만3000원에서 시행 이후 240만3000원으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하위 90%는 62만2000원에서 58만3000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양쪽 그룹의 월세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격차는 3.46배에서 4.12배로 커졌다.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강남 3구를 벗어나 서울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과는 달리 아파트 고가 월세 시장은 강남 3구로 다시 회귀하는 현상을 보였다. 서울 월세 거래가격 상위 10%는 지난 2011년 강남3구가 75.7%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2016년까지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57.3%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비중이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65.8%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비중이 소폭 감소하면서 63.2%로 조사됐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임대차 시장의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월세 시장에서 상위 10%는 월세가격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 반면 하위 90%는 가격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월세 거래가격이 소폭 낮아졌다"며 "임대차 2법과 월세 거래가격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나타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표면상으로는 적어도 하위 90%의 거래가격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월세 시장의 양극화와 지역적 편중 현상은 더 강화될 수 있다"며 "고가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된 만큼 일반적 임대차 시장과 분리돼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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