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업무를 마치고 제주 공항으로 돌아왔던 날. 평화로를 달리면 40분이면 도달할 나의 생존공간이지만 날이 너무 좋아 서쪽 해안도로를 달려봤다. 제주도 3대이효리로 대변되는 애월을 지나, 제주 3대 해변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 협재마저 뒤로 하고 도달한 곳. 신창 풍차해안.

 

그렇게 우연히 지나게 된 신창리. 달리는 차 안에서 스치듯 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언제 다시 한번 와봐야지 했지만 일에 쫓겨 잊고 있었던 곳. 서울에서 후배가 내려온다고 해 드디어 그곳으로 갔다.

멀리서도 '바로 저기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는 모습. 이렇게 많은 거대한 풍차는 본 적이 없다. 같이 간 후배가 풍력발전기라고 해 기분을 깼다. 같은 말이지만 묘한 어감의 차이가..ㅡ.,ㅡ

바람 많기로 유명한 제주지만 이곳은 정말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여기에 왜 이렇게 많은 풍차가 몰려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님 말고ㅋ

 

 

마을은 아기자기했다. 큰 건물도 없고 집 자체가 많지 않았다.

강한 바람에 놀라긴 했지만 이내 고즈넉한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해졌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이곳은 풍력발전기로 인해 생활 주거지로 적합하지 않아 집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결국 부동산이 싸다는 말로 들렸다ㅎ 돈벌면 다시 와봐야지ㅎㅎ

요기를 때우기 위해 싱계물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 들어오는 입구에 싱게물이 있다. 바닷가에서 새로 발견한 ‘갯물’이란 뜻이라고 한다. 신게물, 싱계물, 신갯물, 싱게물 등이 이름이 같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빨래터와 노천 목욕탕으로 이용된다고 한다.  목욕탕 주변은 자연석으로 아늑하고 아담하게 돌담이 둘러져 있다. 이날 목격한 현장은..목욕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보통은 인근 맛집을 찾아가지만 오늘은 특별 메뉴를 가져왔다. 단골식당 오들락에서 포장해 온 흑돼지 파프리카 볶음밥. 오픈도 하지 않은 식당에 찾아가 막무가내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ㅋ

이렇게 맛있는 식사는 오랜만이었다. 음식 맛을 떠나서 이런 곳에서 먹으면 돌이라도 맛이 없을수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는 도시락 피크닉을 자주 해야겠다. 관광객으로 방문하던 제주였는데 이젠 내 삶은 터전이 됐다. 이런 호사 정도는 이젠 생활처럼 즐길 수 있게 됐다.

 

※본 내용은 제주에 실제 거주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등록합니다.작성자인 '제주놀멍'은 제주 이주 3개월차 신입 입도민입니다. 제주 생활과 여행, 현지 맛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