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나락의 끝은 어디..분리매각에 이은 강성부펀드 인수설까지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8.19 14:43 의견 0
항공업계의 침체가 자회사 등을 일괄 매각하려는 아시아나항공의 앞날에 암울을 드리우고 있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태풍 3~4개 휩쓸면서 늦더위가 한창인 이때 유독 아시아나항공은 '동장군'을 만난 양 바짝 웅크려 있는 모양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너 갑질 사태와 항공업계 불황이 맞물리면서 급전직하를 걷던 아시아나항공은 급기야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자진사퇴하며 정상화를 찾으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오히려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금호그룹을 정상화하려 저비용항공사(LCC) 등 계열사를 일괄매각하려 한다는 계획은 어그러지고 있다. 과당 경쟁과 국내 해외관광객 수요 정체를 넘어 일본 여행 거부운동과 중국의 여객항공 제패 야심이 혼재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인수비용에 2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선뜻 '통 큰 투자'을 할 곳이 없다. 10월 본입찰을 앞두고 어느 곳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이 이를 반증하다.

이럴수록 아시아나의 자존감은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자웅을 겨뤘던 굴지 항공사가 매각 매물로 몰린 데 이어 대한항공 사주 일가와 경영권 대결로 맞섰던 국내 토종사모펀드 KCGI(이른바 강성부펀드)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와 아시아나항공은 다시 한 번 자존심에 큰 타격을 받았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 18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대외적으로 공식화했다. KCG는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칼 2대 주주다.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내 항공사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해외 항공사들과 대조적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이런 위기는 오너들의 잘못된 경영 판단과 과당 경쟁을 조장한 정부의 정책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강 대표의 주장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대한항공과 연계하면서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는 데 일조하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KCGI의 아시아나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본다. 인수 후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지 따져볼 때 PEF는 부적격 판정을 받으리란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한항공 경영권 지분 확보도 못한 KGCI가 아시아나를 인수할 자금도, 여력도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에서는 KGC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을 흘린 데 대해 '능력도 없으면서 인수자금을 떨어뜨려 경영권 분쟁에 있어 끼어들 여지를 만들려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아시아나의 '통매각'은 가시권에서 멀어지고 '쪼개기 매각'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인수자가 나오지 않는 점을 노려 KGCI가 지분 점유를 무기로 대한항공을 넘어 아시아나에 영향력을 미친려 한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과 금호가 3세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수차례 에어부산 등 '알짜 자회사'를 포함한 일괄 매각 원칙을 공언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1분기 부채 9조7000억원을 포함해 2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손에 쥐고 있어야 아시아나항공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는 속이 타는 상황이다. 하지만 항공업계 전반적 침체 속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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