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코로나 타격' 예상보다 컸다..1분기 적자 1조, 작년 4분기 10배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4.27 22:42 | 최종 수정 2020.04.28 03:52 의견 0
에쓰오일 (자료=에쓰오일)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에쓰오일을 타격한 '코로나19' 피해가 예상보다 컸다. 올해 들어 1분기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서 지난해 4분기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1조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3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3배 이상 커졌다. 
당초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1분기 에쓰오일이 64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비교하면 무려 56.7%나 적자폭이 상회한 셈이다.

매출은 5조19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이전 분기와 비교해도 19.7%가 감소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정제 마진 약세의 영향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정유 부문 적자가 1조19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적자가 10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스프레드(제품과 원료의 가격차)가 소폭 상승해 6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윤활기유 부문도 스프레드 상승으로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 측은 2분기 정유사들이 대규모 가동률 조정과 정기보수를 실행해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원료 가격 하락과 역내 주요 설비 정기보수로 다소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히며 "폴리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코로나19 관련 의료용품 수요 증가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내년 초 또는 내년 하반기에 재무구조 개선 수준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다만 "올해 증설 예정 설비는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천천히 진행할 것 같다"면서 "내년 증설 계획도 일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탄력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제품으로는 항공유, 휘발유 등 운송용 제품을 꼽았다. 특히 디젤은 재고 수준이 낮아 수요 반등 효과가 빠르고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 측은 "5∼6월 마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을 예단하기는 힘들어도 1분기에 비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