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흔적 지우기 본격화하나..관련 유휴자산 매각 추진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2.06 16:06 의견 0
6일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서울 정로구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인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자료=대한항공)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서울 정로구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인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안건을 6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수익 유휴자산과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송현동 부지의 가치는 대략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왕산마리나는 조성 당시 ㈜왕산레저개발이 사업비 1500억원 중 1333억원을 투자했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6년 준공된 해양레저시설인 용유왕산마리나의 운영사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는 업체다. 

송현동 부지 매각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 잡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꾸준히 요구해오던 사항이다. 때문에 주주총회를 앞두고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019년 2월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제시한 '비전2023'에서 송현동 부지의 연내 매각을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로 매각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던 바 있다.

반면 재계 일각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2008년 삼성생명 등에 29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당초 7성급 호텔'건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호텔 사업은 조 전 부사장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부문이다.

왕산레저개발 또한 조 전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계열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결의한 안건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회사의 굳은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전제하며 "향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들도 차질없이 이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조원태 회장은 지난 1월 31일 정부의 우한 전세기에 동승했다가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 중이다. 따라서 이날 이사회에는 직접 참석하지 않은 채 화상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오는 7일에 열릴 한진칼 이사회에도 화상을 통해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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