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3억 세금완납 빗썸, 가상화폐의 자산 간주여부 관건..조세구제 절차밟을 전망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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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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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국세청으로부터 부과받은 803억원의 세금을 지난해 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KBS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국세청으로부터 부과받은 803억원의 세금을 지난해 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미 지난해 말 800억원 대에 달하는 세금을 완납했다. 빗썸 주주사인 비덴트는 지난 2019년 12월 27일 공시를 통해 "빗썸코리아가 국세청으로부터 외국인 고객의 소득세 원천징수와 관련해 803억원(지방세 포함) 상당의 세금이 부과될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세금이 부과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세금을 완납과는 별도로 빗썸은 추후 조세구제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과세가 확정된 당시 비덴트는 이미 "㈜빗썸코리아는 이번 과세와 관련한 법적 대응을 계획하고 있어 최종금액은 추후 변동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어 조세구제 절차는 예고됐던 수순이다.
국세청이 빗썸에 부과한 세금은 엄밀하게 빗썸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소득을 올린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다. 현행 세법상 외국인과 같은 국내 비거주자의 경우 회사 등 소득을 지급하는 사람이 소득자에게 원천 징수해 대신 신고·납부하도록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이 세금을 부과한 이유는 그간 빗썸이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대신 외국인들의 소득세를 내라는 뜻이다.
국세청은 외국인 고객의 가상화폐 양도 차액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외국인들을 일일이 조사해 사업적, 반복적으로 거래를 한 것인지 구분해 '사업소득'으로 잡기가 어려워 '기타소득' 세목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타소득이건 사업소득이건 일단 소득세를 매겼다는 것은 국세청이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다만 '가상화폐는 자산이 아닌 화폐일 뿐'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국세청이 인정한다면 과세는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원천징수의무자인지도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세법에서는 '소득을 지급하는 자'에게 원천징수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빗썸은 가상화폐 거래를 대행하고 그 수수료를 취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소득을 지급하는 자'가 명백하게 빗썸 거래소측인만큼 원천징수의무자 지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빗썸은 부과된 세금을 완납한 상태다. 하지만 빗썸 측은 "권리구제 절차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추후 이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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