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발생한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에 대해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다만 최근 정치권과 고객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위약금 면제 요구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검토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SKT 해킹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최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 매장까지 찾아와 기다리시거나 해외 출국을 앞두고 촉박한 일정으로 마음을 졸이신 고객들의 불편이 크셨으며 많은 분들이 피해가 없을지 걱정하고 계신다”며 “최근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들과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 SK그룹을 대표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객 입장에서 세심히 살피지 못한 점은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고 질책은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며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선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더 빠른 유심 교체를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룹사 전체의 보안체계 검토 ▲보안시스템 투자 확대 ▲정보보호혁신위원회 구성 등의 개선안을 밝혔다.

특히 정보보호혁신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설치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구성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그룹 보안이 아닌 국방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혜롭게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보안 문제를 넘어 안보이고 생명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위약금 면제 요구에 대해서는 “이용자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SKT 이사회가 이 상황을 놓고 논의 중으로 좋은 방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SKT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유심보호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가 2411만명으로 알뜰폰 가입자 포함 적용 가능 고객 100% 가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로밍 이용자에 대해서는 가입을 유보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 이후에는 동시에 이용 가능하도록 자동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그 사이 해외에 출국하는 고객은 자체 통신망 내에서 FDS를 운영해 위협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심 불법복제 피해사례는 없으나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보호해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유심 교체 고객 수는 현재 107만명이다. 물량 부족으로 인해 교체가 원활하지 못했으나 차주부터 입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예약 고객부터 순차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