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새해를 맞은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일제히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약속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올해 환율 상승과 금리 하락, 대외적인 불확실성 확대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우려하면서도 밸류업 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약속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료=각사)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며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 요소들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양 회장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방안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상세히 말씀드렸다”며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RoRWA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은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내수 부진 및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산업 생태계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일류신한의 과제를 완성해 가야 한다”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주주 및 시장과의 약속도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역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며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서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위험관리 역량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밝힌 주주, 시장과의 약속도 정교한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해 반드시 이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과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밝힌 것은 최근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정부 주도의 밸류업 정책 수혜로 모처럼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났지만 최근 환율 상승과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해 연초 대비 평균 32.1% 뛰었다.
KB금융 주가는 연초 5만3600원에서 8만2900원으로 54.7% 뛰었고 하나금융 주가는 4만2800원에서 5만6800원으로 3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3만9350원에서 4만7650원으로, 우리금융은 1만2840원에서 1만5370원으로 각각 21.1%, 19.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1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평균 10.2% 주가가 하락했다. KB금융이 13.8%(9만6200원→8만2900원)로 하락률이 가장 컸고 신한금융 10.1%(5만3000원→4만7650원), 하나금융 9.0%(6만2400원→5만6800원), 우리금융 8.0%(1만6710원→1만5370원) 등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달 3일 이후 하락폭이 컸다. 금융지주들은 주주서한과 컨퍼런스 콜 등 시장과 소통을 강화했지만 투자자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지주는 새해 들어서도 밸류업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경영진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 경영진들은 최근 총 9350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지난달 31일 종가인 5만6800원 기준 총 5억3108만원 규모다.
앞서 KB금융 임원 8명도 총 2345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함영주 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을 계기로 밸류업 계획에 대한 실행력을 강화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이 금융주 밸류업의 대표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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