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밸류업 세일즈’ 나선 금융지주 회장들..임종룡은 '조직안정' 매진

진옥동·함영주 회장, 이복현 금감원장과 홍콩 IR 동행
글로벌 시장에 밸류업 계획 알리고 이행방안 직접 설명
양종희 회장, 국내서 주주간담회..“밸류업 완성은 실행력”
임종룡 회장, 밸류업 행보 소외..어수선한 조직 내실 다지기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1.18 10:2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국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이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잇단 금융사고로 어수선한 조직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홍콩에서 진행된 ‘인베스트 K-파이낸스’(이하 홍콩 IR)에 금융사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료=각사)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금융산업 및 금융사들의 경영전략,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에 대해 소통하기 마련된 행사로 싱가포르, 런던, 뉴욕에 이은 네 번째 투자설명회다. 진 회장은 런던, 뉴욕에 이은 세 번째, 함 회장은 싱가포르에 이은 두 번째 동행이다.

홍콩 IR에서 진 회장과 함 회장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구체적 이행방안을 직접 설명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소개하며 힘을 보탰다.

진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의 가장 큰 핵심은 주주, 시장과의 약속을 성실히 지켜 나가는 것”이라며 “신한금융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성실한 이행과 함께 대한민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선도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10·50·50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통해 구체적인 지표를 활용한 달성 목표 및 기한을 설정했다.

지난 9월 이사회가 주관하는 ‘라운드 테이블’ 미팅을 통해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과 함께 선도적인 기업가치 제고의 이행을 위한 이사회의 역할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소통하는 등 주주와의 신뢰관계 형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함 회장은 “시장의 기대수준에 걸맞은 주주환원은 지속가능한 수익성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며 철저한 현황 진단과 실질적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밸류업 계획의 핵심 요소”라며 “그룹은 이러한 지속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율 ▲보통주자본비율(CET1)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업 밸류업의 3대 핵심 지표로 선정하고 각각의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세 가지 목표와 이행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날 공동 IR에 앞서 주요 해외 투자자로서 그룹과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와 개별 미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함 회장은 그룹의 재무적 성과와 양호한 자산건전성, 중장기 성장 전략과 비전을 공유했으며 최근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인 그룹의 밸류업 계획 및 이행방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뉴욕 IR에 동행했던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이번엔 국내에 머물면서 국내외 주요 주주들을 만났다. 지난 13일 KB국민은행에서 진행된 연례 주주간담회에서 참여하면서다.

주주간담회는 2015년부터 이어져온 KB금융의 대표적인 IR 행사로 주주들과 이사회,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하고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특히 올해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발표한 밸류업 계획과 이행 방안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양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완성은 실행력에 달려 있다”며 “KB금융은 새로운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춰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주주님들의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지난달 24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앞서 직접 밸류업 계획 발표자로 나서면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주요 금융지주 중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만이 최근 금융권의 국내외 밸류업 행보에 다소 소외된 모습이다. 전 지주 회장과 관련한 부당대출 사고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서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출석 이후 외보 활동을 자제하고 조직 안정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국감장에서 ▲사전합의제 폐지 ▲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등록 ▲여신심사 관리 강화 ▲윤리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 그룹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혁신안 추진을 약속했다.

계열사별 연말 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사전 협의제를 우선 폐지했고 나머지 혁신안에 대해서도 도입이 추진 중이다.

다만 임 회장도 밸류업과 관련해서는 지난 8월 국내외 증권사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26명을 초청한 ‘우리금융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는 등 열의를 갖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 행사를 “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행 의지를 분명하게 공개하는 자리”로 언급하면서 “우리금융은 본업경쟁력 강화 및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재무성과를 창출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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