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BNK경남은행이 지난해 발생한 횡령 사건으로 6개월 신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영업정지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 등에 차질을 빚게 됐지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고객 신뢰 회복과 리스크관리를 위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제도의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경남은행에 6개월 일부 영업정지 중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이날부터 2025년 6월 1일까지 신규 차주에 대한 신규 PF대출 취급이 중지된다. 다만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지자체가 발주하고 사업목적이 지역의 공공복리 증진인 사업장의 경우는 예외다.
영업정지 금액은 226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인 2조5790억원 대비 8.76% 규모다.
이번 행정처분이 PF대출 신규업무에 대한 제재인 만큼 기존 대출의 연장은 가능하고 이자수익 및 수수료수익 등 관련 수익은 발생한다. 하지만 향후 3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도 할 수 없게 된 점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는 경남은행의 신규 PF대출 중지가 영업 및 재무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정문영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지방은행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지자체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이 없는 신규 PF 대출을 제한적으로 실행하고 있어 부분 영업정지로 인한 수수료수익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횡령사고 관련 순손실은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됐으며 재무건전성에 미칠 추가적인 부담은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횡령 사고 총액 2988억원 중 은행 순손실은 595억원이다. 경남은행은 재무제표 재작성을 통해 2021년 이전과 2022년, 지난해 재무제표에 각각 257억원, 335억원, 3억원을 영업외손실로 반영했다. 지난해 회수한 골드바 등 압수물과 관련해 130억원의 영업외이익을 인식했다.
정 전문위원은 “경남은행은 횡령사고 반영 후 기준으로도 2021년 이후 3년간 총자산이익률(ROA)가 0.5% 내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5% 이하, BIS총자본비율이 15% 내외의 우수한 수준을 기록했다”며 “횡령사범에 대한 1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순손실액의 대부분을 압수·몰수·가압류 등을 통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소송 완료 시점에서 영업외이익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금융사고 공시를 통해 약 296억원의 횡령 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151억원은 경찰에서 확보한 골드바 등 현금성 자산이다. 나머지 145억원은 횡령 사고자의 부동산·회원권 등 은닉 자산으로 경남은행은 이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한 상태다.
다만 신평사들은 향후 내부통제제도의 구축 및 운영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은행장 직속으로 ‘내부통제분석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12월 대규모 인사·조직개편 과정에서는 내부통제 전담 부서인 ‘윤리경영부’를 설치했다.
또 임원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과 전체 임직원 ‘준법·윤리경영 실천 서약식’을 실시했다.
정 전문위원은 “경남은행은 전산시스템 강화와 업그레이드 등 부정 발생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재정비를 대부분 완료했다”며 “이와 같은 재정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내년 1월 2일까지 제출 예정인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구조도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도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수준의 개선은 단기적으로는 윤리·준법사항 위반에 따른 법적 제재나 재무적 손실을 방지해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은행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및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 개선 내용 및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한층 더 투명하고 신뢰받는 은행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고객과 지역사회가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실질적 변화와 혁신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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