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첫 소감 "세계평화 간절히 희망"..평화헌법 발언은 빠져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5.01 16:40 의견 0
나루히토 새 일왕이 1일 즉위식을 갖고 첫 소감으로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자료=MBC뉴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나루히토(59) 새 일왕이 1일 첫 즉위 소감에서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11시 10분부터 약 10분간 도쿄 고쿄(일왕이 거처하는 궁) 내 접견실인 마쓰노마에서 개최된 '즉위 후 조현의식'에서 즉위 첫 소감에서 이같이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과 역대 일왕들의 행보를 생각하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와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서약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국헌법 및 왕실전범 특례법에 따라 왕위를 승계했다"고 언급한 뒤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에 대해 "30년 이상의 세월 동안 세계 평화와 국민의 행복을 바라며 국민과 고락을 함께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버지께 왕으로서 모델이 돼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상왕의 행보를 생각하며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에게 다가서며 헌법에 따라 일본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에 대한 구체적인 수호의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1989년 즉위 후 첫 소감에서 "여러분과 함께 헌법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사에는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대신(장관)과 지방단체장 등 국민대표 300여명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민대표로 한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덴노 헤이카(나루히토 새 일왕을 지칭)를 국가와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 본다"며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 넘치고, 자부심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그리고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모으는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고 자라는 레이와 (令和)시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나루히토 일왕의 승계의식인 '검새(?璽) 등 승계식'이 개최됐다. 이 의식은 일본 왕실의 상징물인 삼종신기(三種神器) 중 검과 곡옥, 국새와 어새를 새 일왕에게 인계하는 의미로 총 7분여에 걸쳐 진행됐다. 승계의식에는 마사코 왕비를 비롯한 여성 왕족은 왕실 전례에 따라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2개의 즉위의식에는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 및 미성년 왕족은 관례대로 참석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