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관 대표작 ‘태양광’ 전망 깜깜..케이블·헬스케어 신사업 사활

석화·태양광 부진 관측..1분기 적자 위기
차입금 9조3499억원..신용도 하락 우려
초코압케이블·고순도 크레졸 등 투자 고삐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26 10:59 의견 0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익 6045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4.6% 줄었다. 사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자료=세계경제포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대표 업적 ‘태양광’ 사업이 글로벌 공급망 과잉으로 적자 위기에 처했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까지 겹치면서 한화솔루션의 실적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케이블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위기 속 기회를 찾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6045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4.6% 줄었다.

특히 케미칼 부문에서는 영업익이 595억원으로 89.9% 급감했다.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주력 제품 마진이 축소된 탓이다.

문제는 올해도 석유화학 시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단 점이다. 핵심 사업인 태양광도 전망이 깜깜하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부터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미칼과 태양광 모두 공급과잉 영향으로 연간 실적 개선 모멘텀이 부재하다”며 “올해 영업익 전망치를 기존 1조2020억원에서 5940억원으로 51%가량 낮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미칼 스프레드 약세 속 태양광 모듈 판매가격과 판매량이 함께 감소해 1분기 영업익 적자 전환(-536억원)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전경. (자료=한화솔루션)

■ 석화·태양광 부진 속 신용도 하락 우려..케이블·크레졸 고삐

본업인 석유화학 업황이 고꾸라지고 캐시카우 태양광 사업 역시 부진을 예고하자 신용도 하락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총차입금도 지난 2020년 말 기준 6조444억원에서 작년 12월 9조3499억원으로 뛰었다. 3년간 총차입금이 매년 약 1조원씩 오른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주요 시장 내 높은 재고 수준 등 연내 모듈 가격 회복에 있어 제약 조건이 존재하는 등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미래 이익창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런 우려에도 태양광을 비롯해 케이블 등 신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중단기적으론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론 투자 완료 이후 사업 기반 확대에 따른 경상적 수익창출력 강화에 따라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 설비투자에만 2조6000억원을 들인다. 케미칼과 기타 사업부문에도 6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이달 21일에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400킬로볼트(kV)급 케이블용 가교폴리에틸렌(XLPE)과 해저케이블용 XLPE 등 차세대 제품들을 통해 초고압케이블 소재 사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대형 케이블 프로젝트부터 해외 수출용 케이블 등으로 공급을 넓히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수요에 맞춰 급성장한 해저케이블 시장도 두드린다. 한화솔루션이 해저 특수 규격에 맞춰 자체 개발한 해저케이블용 XLPE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의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로 수출처가 확대되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에 활용도가 높은 ‘고순도 크레졸’ 시장도 공략지다. 약 1707억원의 투자금을 들여 올해 연산 3만톤(t)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을 본격 생산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매년 4%씩 성장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루션은 고순도 크레졸 사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헬스케어 및 정밀 화학사업 부문에서 1조원 규모의 매출을 발생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당장 실적엔 부침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추진하던 예상 타임라인대로 착수해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그간 추진해 온 전략들이 결실을 보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블 절연 소재는 케미칼 사업의 중요한 미래성장동력”이라며 “여러 초고압케이블 제품을 비롯한 기술력 기반의 고부가 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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