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대에도 조현상 ‘직진’..효성첨단소재 캐시카우·미래동력 강화 분주

첨단소재 사내이사 선임..수익성 강화 과제
국민연금, 과도한 겸임 등 이유로 반대표
탄소섬유 넘어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장 준비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21 10:53 | 최종 수정 2024.03.21 17:18 의견 0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자료=효성)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가 됐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캐시카우'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탄소섬유와 이차전지 소재 등 성장동력 마련에 리더십을 발휘할 전망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1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같은 날 조현준 회장은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형제 독립경영이 본격화했다.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사내이사 선임은 예견된 일이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는 효성첨단소재가 올린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과도한 겸임과 감시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를 표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효성 지분 6.2%를 가진 2대주주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0% 가까이 되다 보니 반대 속에도 안건이 통과됐다.

업계 안팎의 신뢰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속 조 부회장은 책임경영을 핵심 과제로 안고 갈 전망이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달 15일 정기 주총에서 올해 경영 방침으로 ‘책임경영 실천, 승리하는 기업’을 제시했다.

그는 “각자 자리에서 구성원 모두가 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이뤄내고 결과에 책임지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승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전주공장. (자료=효성첨단소재)

■ 영업익 45.3%↓..타이어코드 업황 회복 기대감

조 부회장은 그룹의 주력 분야를 이끌게 된 만큼 실적 안정화와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영업익 1724억원을 거둬 전년보다 45.3%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본업인 타이어코드 업황이 꺾인 탓이다.

올 들어서는 회복을 점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첨단소재가 연간 영업익 2518억원을 올려 46% 뛸 것으로 추정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의 1분기 영업익은 46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2.6% 증가할 것"이라며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의 실적 개선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타이어코드 계약 물량이 작년보다 늘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와 유럽 탑티어 고객사향 RE(교체용)와 OE(신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 증가와 전기차 타이어 교체 시기 도래로 혼합평균 판매가격의 상승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효성그룹 사옥 전경. (자료=효성)

■ 탄소섬유 생산라인 확장·이차전지 소재 사업 준비

신성장동력 강화도 숙제다. 타이어코드 사업 의존도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세계 타이어·자동차 수요에 따라 휘청거리는 실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평가다.

조 부회장은 신소재인 탄소섬유를 넘어 이차전지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북 전주공장에 528억원을 들여 내년 7월까지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533억원을 출자해 베트남 남부 바리아 붕따우에 탄소섬유 생산법인 ‘효성 비나 코어 머티리얼즈’를 신규 설립했다. 오는 2025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작년 6월 최고경영자 수소 협의체인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 총회에서 “효성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소재”라며 “향후 수소차량 증가 등 시장 성장에 발맞춰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차전지 사업의 경우 구체적인 청사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효성그룹은 최근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할 것을 기정사실화했다”며 “효성이 이차전지 사업을 진행한다면 그 주체는 지주사인 효성이나 사업 연관성이 있는 효성첨단소재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조 부회장은 “향후 배터리와 연료전지, 모빌리티 차체 등 미래 에너지 분야 소재 및 부품 사업에도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효성 관계자는 “탄소섬유를 포함해 아라미드와 이차전지 소재 등 성장동력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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