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최근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이 이변 없이 방송 재승인 심사를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홈쇼핑 업계 구조적 문제를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 개선과 송출수수료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이 방송 송출에 대한 재승인을 결정했다. 지난 2022년 시행령 개정에 따라 승인 유효 기간을 최대 7년으로 늘리면서 현대홈쇼핑은 오는 2032년 5월 27일까지, NS홈쇼핑은 같은 해 6월 3일까지 방송 송출이 가능하다.
홈쇼핑 업계 재승인 규제 개선과 송출수수료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자료=CJ온스타일)
재승인 심사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거래 관행 정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 판매수수료 인하, 사회 공헌 활동 확대, 소비자 보호 강화 등 다양한 조건이 부과될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이 홈쇼핑 기업들에게 마진을 감소시키고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등 제약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존속과 중장기적 비전 실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수 관문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재승인 심사에서 불허 통보를 받게 되면 곧바로 방송 송출 중단으로 이어진다. 이는 홈쇼핑 기업이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TV홈쇼핑업체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간 채널 송출 수수료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재승인 심사를 1~2년 앞둔 시점에서 유료방송사들이 협상에서 수수료 인상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지난 2023년 8월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자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후 협상이 진전되면서 극적 타협에 이르렀다. 같은 시기 롯데홈쇼핑도 송출수수료 협상 문제로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2월에는 CJ온스타일이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다. CJ온스타일을 포함한 TV홈쇼핑 메이저 4사 가운데 송출 수수료 문제로 방송 송출 중단까지 치달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홈쇼핑은 올 하반기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CJ온스타일과 GS샵은 내년 하반기 재승인 심사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업계는 TV시청자 감소와 소비 침체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진 TV 송출 재심사와 유로방송사업자와의 수수료 인상 압박이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을 제외하고 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모두 1분기 영업이익이 줄었다.
GS리테일 홈쇼핑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1.51% 감소한 224억원이다. CJ온스타일 1분기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전년동기 보합세다. 현대홈쇼핑은 4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이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닌 방송 사업자로서의 공적 책임을 지니고 있어 재승인을 앞두고 유료방송사업자와 송출수수료 갈등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송출수수료 갈등이 매년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수료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재승인 제도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