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농심 잡아라’ 라면 수출 후발주자 오뚜기..美서 묘수 찾아야
농심·삼양 작년 라면매출 1조원대..오뚜기 7천억대
라면 해외 매출 비중 삼양 70%·농심 44%·오뚜기 10%
오뚜기 美 생산법인 출범 공장부지 검토..글로벌사업본부 격상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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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9 10:41 | 최종 수정 2024.02.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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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국내 라면3사(농심·삼양식품·오뚜기)가 지난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오뚜기는 농심과 삼양식품에 비해 성장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가 두 회사보다 해외 실적이 낮다는 게 성장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3사 중 농심과 삼양식품의 라면 매출은 1조원대가 넘는다. 라면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농심이다. 지난해 신라면 매출만 1조2100억원이다. 특히 삼양식품은 사상 첫 1조 매출을 달성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사업보고서가 나와봐야 세세한 부분을 알 수 있다”면서 “라면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93~94%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양식품 매출이 1조192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라면 매출은 1조1213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지난해는 오뚜기 라면 매출은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 중 면제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8% 수준(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작년 오뚜기 면제품류 매출은 98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국수·당면 등을 제외하면 라면 매출은 7000억원대인 셈이다.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는 오뚜기와 농심이 각각 10%와 9.2% 늘어난 3조5023억원과 3조41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일찌감치 실적을 공개한 삼양식품 작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1조1929억원이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오뚜기와 농심이 각각 2638억원과 2290억원으로 추정된다. 오뚜기는 42%, 농심은 104.1%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 영업이익은 1468억원으로 62% 상승했다.
■ 해외사업 격차 커..삼양 70%·농심 44%·오뚜기 10%
3사의 해외사업 비중을 살펴보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압도적이다. 전체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농심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한다. 이에 비하면 오뚜기 해외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매출 누계 기준 9.5%로 1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 수요마저 꺾이는 모습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기준 라면 총 매출액은 2조1623억원으로 전년(2조3326억원) 대비 7.3% 감소했다.
현재 해외사업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그나마 내수시장에서 자리를 지켜왔던 오뚜기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9억52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 라면3사 수출 규모도 2배로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해외매출이 대부분인 삼양식품은 올해 밀양 2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2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이 25% 상승하면 캐나다와 멕시코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공장에 대해서는 “삼양식품은 국내공장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구조로 아직 계획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농심은 해외시장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 미국 캘리포니아 제2공장 생산라인 증설에 착수한다. 내년에는 제3공장 설립을 목표로 현재 공장 부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매출 15억달러를 달성해 미국 라면 시장 1위에 오르겠단 포부다.
오뚜기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지난해 미국 생산법인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출범하고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 지난달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윈터 팬시 푸드쇼 2024의 오뚜기 아메리카 부스를 참관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 함씨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영입한 것도 해외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오뚜기는 기존 글로벌사업부 조직을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고 김 부사장에게 초대 본부장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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