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3연임 굳히기..'책임경영' 깃발 들었다

지난 28일 자사주 3115주 장내매수..“주주환원정책 연장선”
KB금융 제치며 리딩금융 탈환 유력..내년 3월 3연임 청신호
역대급 실적 대비 부진한 주가 흐름..개인투자자 불만↑
자사주 매입·소각에 분기배당 정례화..주주가치 제고 총력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1.01 11:59 의견 0
지난 7월 7일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이 ‘제2회 신한문화포럼’에 참석해 신한문화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자료=신한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책임경영’ 깃발을 들어올렸다. 3연임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등 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8일 장내매수를 통해 총 3115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취득단가는 주당 3만5200원으로 총 1억964만8000원 규모다. 이로써 조 회장은 총 1만7895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그간 조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활발히 해온 편은 아니다. 2017년 신한금융 회장 취임 이후 총 4번 자사주를 매입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각각 11번, 16번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조 회장이 올 들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회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주환원 정책에도 더욱 힘을 싣는 모습이다.

조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올해 주요 경영과제로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도 주가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실적에서 경쟁사인 KB금융그룹을 2875억원 차이로 누르고 연말 ‘리딩금융’ 탈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신한금융이 올해 금융권 사상 최초로 ‘5조 클럽’ 입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에 조용병 회장의 3연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지만 실적 대비 낮은 주가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조 회장이 주가 부양 의지를 계속해서 피력하고 있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 못 미치는 주가에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2월만 해도 4만6000원 선을 기록했던 신한금융 주가는 현재 3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팬데믹 이전 수준의 주가로 회복하지 못한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10월 초에 발표했던 자사주 매입·소각이 진행 중”이라며 “(조 회장이) 그 연장선에서 주주 환원책과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주주환원을 위해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분기배당은 배당에 따른 주가 급등락을 완화시키고 주식의 장기보유를 유도함으로써 주가를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가 부양 효과를 낸다.

신한금융은 지난 7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지난 4월에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정관을 개정하며 도입한 분기배당도 정례화해 올해 1·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주당 400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해 지급을 마쳤다.

이태경 신한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 컨러펀스 콜에서 “현금배당은 견조하게 증가시키고 여유분은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는 기조는 동일하다”며 “4분기에는 약속대로 배당금을 견조하게 증가시킬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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