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시대 준비하자..은행권, 혁신금융서비스 ‘재시동’

하나은행, 미술품 소유권 신탁을 통한 차별화된 투자 서비스 제시
지식재산권 활용 조각투자 서비스 도입 추진했다가 규제에 발목
금융당국, 플랫폼 활성회 위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혁신금융 지원
“금융산업 점점 더 광범휘해져..차별한 위한 서비스 개발 나서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8.26 11:16 의견 0
26일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을 위한 행보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을 위한 행보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간 혁신성과가 미비했던 은행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샌드박스)’ 신청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테사와 ‘아트뱅킹’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미술과 자산관리를 결합한 ‘아트뱅킹’을 통해 차별화된 맞춤형 아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약도 아트뱅킹의 일환으로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성사됐다.

조각투자 대상인 미술품을 신탁재산으로 수탁하고 투자자 모집 및 신탁수익증권(전자증권)을 발행하는 등 신탁을 통한 투자 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과 테사는 금융위원회가 지정하는 혁신금융서비스에 공동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최대 4년간 인가·영업 과정에서 적용되는 규제를 유예·면제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대체투자로 부상하고 있는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를 더욱 안전하고 다양하게 제공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조각투자에 소액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혁신금융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미술품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조각투자 서비스 도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7월 하나은행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공동 추진한 ‘지식재산권 신탁 수익증권 발행 및 투자자 모집·유통 플랫폼’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신탁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사업참여에 필요한 증권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서비스가 출시가 지연됐다.

은행이 지식재산권 신탁계약에 기반한 수익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제 특례를 받아지만 여전히 증권사 관여가 필요한 부분에서 규제 문턱을 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플랫폼 금융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폭 넓은 규제 해소를 약속하면서 하나은행의 미술품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조각투자 서비스의 재추진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금융규제혁신회의 2차 회의에서 은행이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금융·비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약속했다. 은행의 부수업무 해당여부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자회사 투자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혁신금융서비스 제도의 내실화를 위해 심사 체계와 지원 체계도 개편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실무단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혁신금융 전문가 지원단’을 구성해 특례 조치의 핵심 근거가 되는 ‘혁신성’, ‘소비자편익’ 요건을 보다 구체화해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그간 은행권에서는 보험·증권·카드사 대비 혁신금융서비스 관련 혁신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서 공개한 혁신서비스 지정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45건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는데 이중 은행권에서 지정한 서비스는 15건에 불과하다. 은행권의 새로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도 지난해 7월 이후 0건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타 업권에 비해 부수업무 범위 등 규제 강도가 더 세서 추진할 수 있는 혁신금융서비스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당국에서 디지털유니버설 뱅크 구축을 위해 규제 유연화를 약속하면서 플랫폼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혁신금융서비스 개발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한 금융서비스들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제 영역이나 업종의 구분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해지는 금융산업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발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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