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흑석2구역 '폭풍 전 고요'..대우건설, '써밋' 내세워 삼성물산에 맞불

송정은 기자 승인 2022.04.18 17:12 | 최종 수정 2022.04.18 17:13 의견 0
1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을 진행하는 흑석2구역재정비 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가 있는 사무실 앞 전경.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SH와 주민대표회의, 동작구청에 의한 부정행위 방지 및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뛰어난 입지요건과 더불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로도 주목받고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이 다가오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월 현장설명회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사 중 8개 사가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운 해당 사업지역에서 조합원들의 표심이 조심스럽게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2개 건설사를 향하고 있어 입찰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은 해당 지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마감을 19일 진행한다.

지난 1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이른바 10대 건설사 중 8곳이 참여의사를 밝히며 눈길을 모았다.

흑석2구역 재개발 지역에 해당하는 흑석빗물펌프장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흑석2구역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99-3번지 일대에 4만5229㎡ 규모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으로 특히 SH가 시행사를 맡은 '공공재개발 1호' 사업으로도 잘 알려졌다. SH는 해당지역을 재개발해 지하 7층에서 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세울 예정이다.

이처럼 흑석2구역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 이유는 다양한 입지요건을 지니고 있어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흑석2구역을 포함한 흑석동 일대는 교통과 교육, 환경 여건이 뛰어나고 한강 조망과 강남 접근성도 좋아 매력적인 사업지로 평가받는다"며 "특히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 1호라는 상징적 의미에 토지수용, 인허가 절차 등이 타 사업지 대비 원활할 것으로 예상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흑석2구역 인근에 위치한 중앙대학교 병원 전경 [사진=송정은 기자]

시공사 입찰 마감을 하루 앞둔 18일 취재를 위해 찾은 흑석2구역 일대는 서울과 수도권의 타 도시정비사업지역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건설사의 홍보 현수막 하나 없는 조용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흑석2구역 인근 A부동산 중개업 관계자는 "지난 1월 삼성물산의 홍보관 설치 논란이 있었고 서울시내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리더 역할을 사실상 흑석2구역이 하고 있다보니 적극적인 홍보활동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조합원들 사이에는 그래도 시공평가 1위의 이미지가 강한 삼성물산과 최근 수도권 정비사업에서 좋은 조건들을 제안해온 대우건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지난 2010년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5구역 이후 무려 12년여만에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삼성물산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흑석2구역 인근 상업지역의 모습. 뒤쪽에 흑석7구역을 재개발 후 들어선 '아크로 리버하임' 단지가 보인다. [사진=송정은 기자]

지난 2020년부터 도시정비사업에 본격적으로 복귀하기 시작한 삼성물산은 흑석2구역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흑석2구역은 뛰어난 사업성을 가진 지역이다"며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인 SH가 시행사로 참여해 삼성물산이 수주전 참여 시 최우선 가치로 삼는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 실행이 용이한 점도 해당 사업지 참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한편 흑석2구역 현장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SUMMIT)'을 내세운 대우건설에 대한 선호도도 감지됐다.

흑석2구역 인근 명수대 아파트 상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흑석2구역 인근 B 부동산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써밋 브랜드를 적용하다는 소식 이후 대우건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최근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 일대에서 대우건설이 해당 사업지 조합에게 제시한 조건들에 대한 평가가 좋아 이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흑석2구역이 지닌 가치에 맞춰 '써밋' 브랜드를 제안하게 됐다"며 "대우건설은 항상 '조합원들의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 가치로 놓고 도시정비사업에 임하고 있다. 흑석2구역에도 최고의 제안서와 함께 이미 인정받은 사업 수행능력과 시공 능력을 어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흑석2구역 조합원들이 대우건설의 이러한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 믿고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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