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찬 씨가 혹독한 경영수업을 치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찬 씨는 지난해 말 동원산업 공채를 통해 입사해 현재 해양수산사업부 소속 사원으로 운항 운영 업무를 맡고 있다. 동원산업 측도 김 씨의 입사에 대해 “사실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내달 원양어선을 타고 한달간 어획 전 과정을 경험할 예정이다. 업계는 단순 실무를 넘어 핵심 사업에 대한 이해를 쌓기 위한 경영수업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경영은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해 왔다.

2000년생인 김 씨는 김 회장 슬하 2남 1녀 중 장남으로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 명예회장의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1986년 고려대 4학년 재학 시절 북태평양 원양어선에 탑승해 4개월간 하루 18시간씩 조업을 견딘 것으로 알려진다. 차남 김남정 회장 역시 1996년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후 동원산업 창원공장에서 참치캔 생산부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동원산업은 동원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원양어업과 수산물 가공·유통을 총괄한다. 동원산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3.5% 증가한 12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3193억원으로 3.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의 경영 수업은 보통 본사 요직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동찬 씨의 원양어선 승선은 김재철 명예회장의 현장 중심 철학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