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중심’의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찾아온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도 고객이라는 불변의 핵심 가치를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1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임직원들과 올해 경영목표 공유했다.
신한은행이 올해 전략목표로 제시한 것은 ‘고객중심 리부트! 한계를 뛰어넘는 뱅킹!’이다. 이날 진 행장은 ‘직원이 사랑하지 않는 회사를 고객이 먼저 사랑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사이먼 시넥의 저서 ‘리더 디퍼런트’에 나온 문구를 인용하며 “고객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이 회사를 사랑할 수 있게 영업 현장과 본부의 리더들인 여러분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신한은행이 지나온 40년을 기억하고 다가올 40년에서 모든 변화와 혁신을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이날 격려사에서 “코로나19의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금융 취약계층 등에 대한 금융소비자 보호 전반과 신한만의 고객 디지털 경험 구축 등에 있어 현장의 값진 땀방울이 큰 의미를 남겼다”며 “올해는 고객과 사회 관점에서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 ‘한계를 뛰어넘는 뱅킹’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종합업적평가대회에서는 고객중심과 디지털 컴퍼니로의 전환에 기여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신한의 ‘따뜻한 금융’을 실천한 직원 등 6명의 특별승진도 진행됐다.
우리은행의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최대 화두는 ‘고객중심’이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경영목표를 ‘고객 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내걸고 3대 추진방향으로 ▲플랫폼 지배력 강화 ▲본업 경쟁력 혁신 ▲지속성장기반 확대를 제시했다.
권광석 행장은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불변의 원칙은 바로 고객”이라며 “은행이란 기존 틀을 깨고 ‘고객 중심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과감하게 전환해 올 한 해 더 높이 도약하는 최고의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영업경쟁력도 혁신해 견고한 수익 및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올해 디지털 전환, 채널 고도화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본업 경쟁력 혁신으로 작년을 뛰어넘는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자”고 당부했다.
권 행장의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중심의 철학과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다. 권 행장은 신년사에서 “더 이상 레거시 은행(전통 은행), 빅테크, 핀테크만이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을 편리하게 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경쟁자”라며 “어떠한 망망대해에서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은 바로 ‘고객’이며 ‘디지털 혁신’은 신속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개인 리테일 사업을 총괄하는 ‘리테일디지털본부’를 신설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완전 민영화 이후 첫 해인 만큼 조직개편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중심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이구동성으로 ‘고객중심’ 철학과 경영전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빅테크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외면했다가 고객 신뢰를 잃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가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상장과 동시에 ‘금융 대장주’로 등극하며 인터넷은행 성공신화를 쓴 카카오뱅크도 경영진의 스톡옵션 리스크가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스톡옵션 논란이 핀테크 회사가 금융업의 본질인 고객 신뢰를 외면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 돈을 긁어 모아 경영진 배만 채우려는 회사를 과연 고객들이 신뢰하겠느냐”며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혁신도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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