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한푼 안내는 '장사꾼들의 천국'..중고거래 플랫폼, ‘꼼수 탈세’에 속수무책
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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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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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액의 물품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등장하고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업자도 함께 나타났다. 개인 간 중고거래가 통상 세금을 내지 않는 다는 점을 이용해 고액의 물품을 반복적으로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마땅히 제재할 방안은 없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000만원 안팎의 명품 시계, 700만원 안팎의 골드바 등이 거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업상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사업자는 부가가치세(세율 10%)를 신고하고 낼 의무가 있다. 사업소득이 있으면 이자·배당·사업·근로 등 종합소득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6∼45%)도 신고하고 내야 한다.
하지만 사업자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고액의 물품을 반복적으로 판매할 경우 세금을 내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소득에 대한 과세 현황을 요청하자 국세청은 "중고 물품 판매 사업자가 중고물품을 판매하고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신고 시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금액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온·오프라인으로 각종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소득을 신고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올린 소득을 구분해 신고하게 돼 있지 않아 따로 과세 현황 자료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반복적으로 물품을 판매해 소득을 올리는 이용자에 과세하는 기준이 있느냐는 박 의원의 질의에 국세청은 "사업소득인지 아닌지는 거래 횟수, 빈도, 거래 전후의 사정 등을 고려하고 사회통념에 비춰 판단해야 한다"며 "거래 횟수와 금액 기준에 관해서는 법령에 규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아무 기준이 없어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자의 '꼼수' 탈세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탈세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 빈도와 가격에 대한 적절한 과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김대지 국세청장은 이날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의 지적에) 100% 공감하고 기획재정부와 상의해 구체적인 과세 기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계속해서 이뤄지는 사업 성격이 있으면 과세에 반영하도록 돼 있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에 물품을) 올리는 분들이 사업자일 수도 있고 반복적으로 할 수도 있으니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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