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스밍’으로 듣는다] ④스포티파이, 글로벌 1위 인기 비결과 국내 시장 고전의 이유

송정은 승인 2021.08.16 12:37 의견 0
[자료=스포티파이]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이번에는 글로벌 1위 음원 스트리밍 '스포티파이'에 대해 살펴본다.

스포티파이는 올 초 국내 진출 이후 이동통신사와 연계된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의 견고함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압도적인 글로벌 사용자 수로부터 나오는 장점과 과감한 프로모션으로 의미있는 성장세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나간다면 유튜브 뮤직과 함께 이통사 기반의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구도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스트리밍 순위 파급력·뛰어난 추천 기능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는 2021년 6월 기준 글로벌 기준 무료 가입자 2억1000만 명, 유료 가입자 1억6500만명 등 총 3억 6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명실상부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다.

이들이 이처럼 인기를 얻는 이유로는 먼저 '큐레이션' 기능을 뽑을 수 있다.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 기능을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미친 적중률'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이용자들의 '집단지성'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스포티파이의 추천(큐레이션) 기능의 높은 음악취향적중률이 글로벌 1위 인기의 비결이다. [자료=스포티파이 웹 캡쳐]

리스너가 직접 선택하거나 팔로우하는 아티스트의 곡이나 청취해온 곡의 세부 정보, 이를 테면 장르와 시기 등을 종합해 믹스 리스트를 만들어낸다. 즉 리스너 본인이 좋아하는 곡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 스포티파이가 추천하는 비슷한 장르의 곡들이 하나의 믹스(Mix)를 만들어내고 이 믹스에는 최대 50곡까지 넣을 수 있다.

들어봤던 곡 위주의 추천 뿐 아니라 '들어 볼 만한', 혹은 '좋아할 만한' 곡들을 뽑아서 추천해주는 기능도 우수하다.

스포티파이를 1년 가량 꾸준히 이용한다면 1년 간 가장 많이 들었던 곡들을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로 생성해주며 리스너가 좋아할만한 '신곡'만 찾아서 추천해주는 기능도 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트랙을 무작위로 틀어주거나 이용자가 선택한 장르와 아티스트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라디오' 기능도 유용하다.

이처럼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이 좋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이유는 단연 3억명에 이르는 글로벌 사용자들의 수준 높은 집단지성이 만들어내는 방대한 빅데이터 덕분이다.

그리고 이 많은 사용자들이 특정 음원을 스트리밍하는 횟수를 반영한 순위는 유용성만 놓고 보면 빌보드 차트보다 오히려 인기도를 판가름하는 더 좋은 재료가 된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도 돋보인다.

스포티파이 최신 버전이 깔린 모바일, 데스크탑, 태블릿 중 하나 이상의 기기가 존재하고(물론 기기가 스포티파이를 지원해야한다) 동일한 와이파이 망에 접속하고 있다면 스포티파이는 원격으로 앱을 조정할 수 있는 'Connect'라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음악을 멈추지 않고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으며, 음악을 끊김 없이 다른 기기로도 바꿔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 기능의 장점이다.

또 다양한 '플레이백(Playback)' 기능을 이용해 부드럽게 다음 곡으로 넘기는 재미덕분에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끊김 없는 음악감상을 좋아한다면 흥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들이다.

■ 성공적 안착을 위한 국내 시장 맞춤형 서비스 준비

스포티파이는 본인들만의 강력한 장점과 K팝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의욕적으로 대한민국 음원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공적인 안착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자신이 이용하는 이동통신사의 음원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한국 이용자들의 견고한 음원 스트리밍 이용 특성이 일종의 장벽 역할을 했고 MP3 포맷에 비해 음질적으로는 유리하지만 범용성이 떨어지는 'OGG Vorbis' 형태의 오디오포맷도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제휴를 통해 국내시장에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사용자 기준으로 'OGG Vorbis' 오디오포맷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1분 미리 듣기' 와 같은 제한이 없는 무료 요금제를 통한 음원 감상이 가능하다.

물론 무료 요금제도 모바일에서는 강제 셔플이 적용되는 등의 페널티가 존재하지만 무료라는 압도적인 장점으로 인해 국내에 도입될 경우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일 스포티파이는 LGU+가 손잡고 요금제에 따라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요금제 무료 이용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자료=LGU+]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에는 LGU+와 손잡고 LGU+ 고객의 요금제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스포티파이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펼치면서 사용자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도 나섰다.

지지부진했던 국내 음원 유통사와의 협상도 대부분 마무리 되면서 들을 수 있는 음원의 수가 더 많아진 점도 눈에 띈다.

덕분에 모바일인덱스 기준 스포티파이의 국내 월이용자 수(MAU)는 지난 6월 기준으로 33만명까지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여기에 연말에 출시 예고한 고음질 서비스 '스포티파이 하이파이' 서비스로 마니아들의 취향저격까지 성공한다면 내년 쯤에는 국내에서 더 높은 순위에 올라있는 스포티파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콘텐츠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티파이는 작년 미쉘 오바마의 팟캐스트를 독점 송출했다. [자료=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작년 미쉘 오바마의 독점 팟캐스트를 송출하기도 했고 조 로건의 팟캐스트를 독점계약하기 위해 무려 1억 달러를 지출하는 투자를 감행했다.

창립자인 다니엘 에크(Daniel Ek)는 지난 해 9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음악 창작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보상 체계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송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다름아닌 광고 수익이다.

광고 수익이 거의 없다고 봐야하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부분이 이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전용 요금제'까지 준비 중이다. 본격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들을 만들어낸다면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많은 유튜브 콘텐츠와도 겨뤄볼만 하다는 게 스포티파이의 속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