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종합검사 앞둔 농협생명, 금소법 고삐 '바짝'

코로나19로 미뤄진 종합검사..첫 타깃 유력
금감원 "금소법 기반 불완전판매 위주 검사"
농협생명 "소비자보호 위해 TF조직 등 준비 만반"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3.23 14:55 | 최종 수정 2021.03.24 09:19 의견 0
농협생명 본사 [자료=농협생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NH농협생명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시즌을 앞두고 소비자보호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이 바짝 다가온 시점에서 종합검사의 핵심 점검사항으로 불리는 '불완전판매' 우려를 신속히 해소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올해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진행한다.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업무와 자산 상황을 두루 살피는 제도다.

애초 금감원은 지난해 교보생명에 이어 NH농협생명을 대상에 올릴 방침이었지만, 코로나19로 방역 상황을 고려해 올 상반기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에서 '소비자 보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전망이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소비자 보호를 무엇보다 강조해 왔다. 농협생명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어떤 심판에 당면할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불완전판매 건수가 1564건으로 전년 동기(512건) 대비 206% 급증했다. 불완전판매란 보험사나 보험설계사가 중요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가입자 자필서명을 누락하는 등의 사유로 무효·철회 처리된 계약을 의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을 비롯해 생보사들의 불완전판매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주력 상품 특성상 보장성 보험이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손해보험사보다 민원이나 분쟁 가능성도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불완전판매와의 전쟁'은 생보업계의 오랜 숙제지만, 급격히 늘어난 농협생명의 '불완전판매' 건수는 소속 설계사들이 계속해서 보험상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놓치고 있다는 증거다. 업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이같은 우려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협생명의 '자산운용 부문'도 집중 검사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9조원 수준을 웃돌던 대체투자 잔액이 지난해 7000억 가량 늘어난 것. 앞서 금감원이 '보험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하는 등 대체투자 건전성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한 검사수위도 날카로울 전망이다.

종합검사의 필수 점검 항목으로 알려진 '건전성' 부문에서는 합격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농협생명의 RBC(계약자가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 비율은 같은 해 6월(193.7%) 대비 121.2% 오른 314.9%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큰 상승폭으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훨씬 상회한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생보사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하지만 구체적인 대상과 일정이 확실히 정해진 건 아니다"라며 "금소법이 곧 시행되는 만큼 불완전 판매를 포함해 소비자 보호 측면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에 불완전판매가 가장 중요한 만큼 TF 조직 개설과 더불어 영업 채널별로 교육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오는 25일 금소법 시행에 맞춰 내부 규정 및 통제를 세우는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준비를 계속해서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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