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유통' 지각변동] 10~30대 MZ세대 '큰 손' 부상..제약업계까지 확산

박수진 기자 승인 2020.09.11 15:32 | 최종 수정 2020.09.11 20:48 의견 0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자료=롯데백화점)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유통업계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10~30대)’를 사로잡기 위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MZ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속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부터 제약업계까지 최근 각 채널들은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의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의미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단어다. 우리나라 MZ세대는 약 1700만명(2019년 기준)으로 인구의 3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대형 백화점, 핵심 1·2층 MZ세대 취향 맞춰 과감히 변신

MZ세대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형 백화점 업계이다.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해 기존 고급 화장품 및 명품 브랜들이 자리 잡았던 1층을 MZ세대 중심의 브랜드들로 채우는 등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오는 12월을 목표로 전관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우선 1층에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아웃오브스탁’의 국내 최초 오프라인 매장, 신개념 감성편의점 ‘고잉메리’의 플래그쉽 컨셉 스토어,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유니폼) 전문점 ‘오버더피치’ 등을 도입해 ‘MZ세대들의 놀이터’를 구현할 계획이다. 

2층 전체는 MZ세대의 원스톱 쇼핑 공간을 구현했다. 무신사, 지그재그, W컨셉 등 인기 온라인 쇼핑 몰의 탑 셀러 브랜드의 쇼핑 공간을 마련해 지난 5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이재옥 상품본부장은 “이번 새롭게 선보이는 유스컬쳐 상품군 신설을 통해 젊어진 백화점은 미래 고객인 MZ세대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영등포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MZ세대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8일 신촌점 유플렉스 지하 2층에 MZ세대를 겨냥한 패션 편집숍인 ‘피어(PEER)’를 리뉴얼 오픈했다. 

피어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업계 최대 규모(204평)로 오픈한 자체 기획 편집숍이다. MZ세대에게 ‘오직 이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매장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백화점 한 층 전체를 플래그십스토어 형태의 편집숍으로 만들었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매장 안에 공연·전시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함께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입점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한 마켓 운영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골프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해 국내 최초 여성 전문 골프웨어 편집숍인 ‘S.tyle Golf’를 준비했다. 오늘부터 SSG닷컴 내 공식스토어 형태로 온라인 매장을 열고 추후 강남점 등 오프라인으로도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타임스퀘어점은 젊은 소비자를 목표로 지난 3월 식품관에 에스엔에스(SNS) 맛집을 유치하고 영 패션 전문관을 열기도 했다.

제약업계, 아이돌·젊은 배우들 광고 모델로 파격 기용

제약업계도 광고모델로 아이돌이나 젊은 배우들을 기용하는 등 젊은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MZ세대에게 친근함과 신선함을 선사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경남제약은 레모나의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기용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외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레모나를 구매하면서 레모나 매출은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제약은 올해 2분기 흑자 전환했다.

동아제약도 최근 선택형 맞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셀파렉스’의 모델로 배우 김우빈을 발탁했다. 동아제약은 누구나 맞춤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세분화해 설계한 ‘셀파렉스’와 김우빈이 이미지·타깃 측면에서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삼진제약은 걸그룹 에이프릴의 이나은을 모델로 한 ‘게보린소프트 연질캡슐’의 광고를 선보였다. 삼진제약은 이 제품이 젊은 층과의 교감과 소통에 중점을 둔만큼 이나은 출연 광고로 10~20대 여성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약도 ‘센시아’의 광고모델로 지난 5월 그간 활약해온 중년배우 김미숙과 함께 신예 배우 권나라를 발탁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0월 ‘프렌즈 아이드롭’ 광고모델로 배우 신예은을 기용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신예은을 메인모델로 한 디지털 전용 광고를 공개했다.

이처럼 백화점은 물론 제약업계까지 MZ세대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디지털 환경에 가장 익숙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인 MZ세대가 주요 타켓층으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MZ세대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는 데 거침없어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지향하면서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이에 관련 업계도 MZ세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비 트렌드 및 입맛, 취향 등에 맞는 상품 및 시스템을 발빠르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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