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거부 운동에 항공업계 대대적 노선 개편..동남아 증편 등 위기 대처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8.21 14:43 | 최종 수정 2019.08.21 15:13 의견 0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업계는 한·일 관계 경색 국면에서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동남아 노선을 증설하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료=대한항공)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운항을 감축한 반면 동남아 노선을 늘리고 있다.

지속적인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와 맞물려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일본 노선 수요가 줄자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홍콩의 대구모 민주화 요구 시위, 중국 당국의 신규취항 금지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업체마다 노선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책에 골몰하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국내와 동남아, 대양주, 중국 노선 등의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일본 일부 노선에 대한 운휴 또는 감편 조치가 실시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6일부터 부산~오사카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11월 1일부터는 제주~나리타노선, 제주~오사카노선도 운항하지 않는다. 인천~고마츠노선, 인천~가고시마노선 등은 한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주 28회 운항하던 인천~오사카노선과 인천~후쿠오카노선은 10월 27일부터 11월 16일까지 각각 주 21회로 감편한다. 다음달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는 주 7회 운항하던 인천~오키나와노선은 주 4회로, 주 14회 운항하던 부산~나리타 및 부산~후쿠오카노선은 주 7회로 각각 운항편수를 줄인다.

일본 노선 수요 감소로 여유가 생긴 공급력은 동계 스케줄 시작에 맞춰 동남아와 대양주, 중국 노선에 고루 투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인천~다낭노선과 인천~치앙마이노선, 인천~발리노선, 인천~브리즈번노선은 증편하고 중국 노선에는 장가계와 항저우, 난징 등에 신규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주 7회에서 주 14회로 증편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외에 동남아 노선에 대해서도 증편을 적극 검토 중이다. 에어서울은 오는 10월 1일부터 인천~다낭 등 동남아 노선을 대상으로 주간 스케줄 증편을 검토 중이다. 기존 야간편만 운항했던 노선에 아침 출발 스케줄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 제재로 신규 취항이 막힌 진에어도 일본 노선을 감편하는 대신 동계시즌에 맞춰 동남아 노선 증편을 검토 중이다.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도 동남아 노선 확장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선 화물 운송 서비스도 일부 중단된다. 대한항공은 화물 홈페이지를 통해 10월 1일부터 국내선 청주·대구·광주공항의 화물판매와 운송, 터미널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 홈페이지에 10월부터 대구·광주·청주공항 국내화물 운송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띄웠다.

국내 항공업계의 움직임에 일본 언론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관광객 감소는 일본 지방경게의 타격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날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대한항공 등 한국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운항을 감축하는 데 대해 "일본의 지방 관광업 등에는 영향도 있을 것 같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산케이는 대한항공이 한·일관계 경색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고려해 일부 노선의 공급을 조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1면에 실었다.

이 신문은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에선 방일을 회피하는 움직임이 나와 일본 노선의 수요 감소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한국 항공사에 일본 노선은 '달러 박스'로 불리는데 이번처럼 큰 폭의 재검토는 처음"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노선의) 재검토는 한·일의 지방 노선 일부로 대도시를 오가는 비즈니스 승객에 대한 영향은 한정적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지방 관광업 등에는 영향도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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